“약사에게 힘은 못될망정 벼랑으로 밀진 마세요?”

입력 2011-06-16 11:22

일부 약사들, 정하균 복지위 국회의원 홈페이지에 일반의약품 약국외판매 반대글 도배

[쿠키 건강] 보건당국의 일반의약품 약국외판매 결정이 나자 약사들이 분노하고 나섰다.

급기야 최근 열린 임시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일반의약품 약국외판매를 주장하고 나섰던 일부 의원들의 홈페이지에 테러를 방불케 하는 약사들의 글들이 올라와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 주고 있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정하균(미래희망연대·비례대표) 의원실 홈페이지에는 약사들의 수많은 항의 글로 도배 되다시피 하고 있다. 일부 일반의약품 약국외판매에 찬성하는 시민들의 글도 있지만 반대하는 약사들의 글이 대부분이다.

‘대한 약사’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게시글을 통해 “여러 약사님들 글 읽다보니 눈물이 난다”며 “우리에게 힘은 못 줄지언정 벼랑 끝으로 밀진 마라”고 한탄했다.

‘국민건강’이라는 아이디의 또 다른 네티즌은 “슈퍼에서 약 먹고 부작용 탈나면 누가 책임지냐”며 “국민 편의를 위한다면 공무원들 모두 토·일 출근시켜라”고 항의했다.

‘춘천약사’라는 네티즌도 “춘천 출신의 약사로서 평소에 의원님의 의정활동에 박수를 보낸다”며 “하지만 이번 의약품슈퍼판매에 대한 발언은 실망스럽다. 의약품은 공산품이 아니다. 국민의 편의를 위해서라면 도리어 전문약의 일반화나 병의원의 심야진료가 정답”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정하균 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임시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눈치만 보고 있던 다른 의원과 달리 진수희 복지부 장관에게 “일반약 슈퍼판매에 대해 왜 우왕좌왕 하냐”며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장관이 줏대 없이 대통령 말에 따라 움직이지 말고 입장을 확실히 하라”고 질의 한 바 있다.

정 의원실 보좌진 측은 “복지위 전체회의가 끝난 다음날(14일), 의원실에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에 대해 찬성하느냐라는 전화 한통이 걸려온 후 거의 테러 수준을 방불케 하는 유선상의 욕설, 홈페이지 내 자유게시판에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를 반대하는 약사들의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