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식약청 허위 성과보고…‘실적 부풀리기 백태’

입력 2011-06-15 08:33
측정방법 임의변경·추정치를 실적기재·수치조작 등

[쿠키 건강] 모든 정부 부처는 매년 초에 국가재정법 제8조 및 국가회계법 제14조 등의 규정에 따라 전년도의 성과계획서와 성과보고서를 작성해 기획재정부에 제출 한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보고는 배정받은 예산 및 기금을 얼마나 잘 운용했는지에 대한 척도가 되고 다음해 예산 및 기금 배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고, 부처가 목표를 세우고 얼마나 일을 열심히 했는지 척도가 되는 것으로서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그런데 복지부와 식약청이 성과 목표 달성을 부풀리기 위해 측정방법을 바꾸거나, 추정치를 실적으로 기재하고, 수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지난 5월 30일 국회에 2010년 정부 성과목표 감사 결과를 제출, 복지부와 식약청의 허위성과 보고 내용이 있었다.

복지부는 실제 51.3%인 인지도를 86.8%로 둔갑시켜서 제출했다.

복지부는 2010년에 절주사업을 추진하고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됐다며 국민들의 ''음주폐해 심각성 인지도''가 목표치인 60%를 넘어 86.8%를 기록했다고 기획재정부에 보고했다.

그런데 실제 조사를 보니 ‘음주로 인한 사회적 폐해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나’에 대해서는 86.8%, ‘최근 언론매체 등에서 절주캠페인을 듣거나 본적이 있나’에 대해서는 41%, ‘음주폐해를 줄이기 위한 정부 노력에 만족하나’ 질문에는 이 26%로 각각 조사가 돼 평균은 51.3%였는데, 두 번째와 세 번째 문항의 결과는 반영하지 않고 첫 번째 문항의 결과인 86.8%만을 실적으로 적어 목표를 초과달성했다고 보고를 한 것이다.

식약청의 경우는 만족도를 높이려고 ‘보통이다’는 빼는 식으로 측정기준을 바꾸어 보고했다.

생산적 안전관리로 산업경쟁력을 촉진하기 위해 희귀의약품센터를 지원하고 정보제공에 대한 만족도를 성과지표로 제시하고, 관련된 7개 항목에 대해 5점 척도(매우 그렇다, 그렇다, 보통이다, 그렇지 않다, 매우 그렇지 않다)로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만족도는 전체 응답자 중 만족한다(매우 그렇다, 그렇다)는 응답자의 비율을 계산해야 함에도 식약청은 전체 응답자 중 ‘보통이다’라고 답한 응답자를 뺀 나머지 응답자 중 만족한다는 응답자의 비율로 계산했다.

그래서 전체 응답자 중 만족한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실제 65.4%였는데, ‘보통이다’라는 응답자를 빼고 계산해 만족한다는 응답자의 비율을 89.8%로 높게 나온 것으로 보고한 것이다.

이 외에도 식약청은 2009년과는 다른 측정방법으로 성과를 부풀리고, 타당성이 부족한 성과지표를 설정했다.

복지부도 아직 ‘연구중’인데 ‘개발완료’로 보고해서 추정치를 실적으로 기재해 목표 달성률을 부풀려 보고했다.

주승용 의원은 “복지부 장관과 식약청장은 이러한 허위·조작 성과보고서가 장관과 청장의 지시에 의해 발생한 것인지, 또한 성과보고서를 재정부에 제출하기 전에 허위·조작이 있었는지를 알았는지, 아니면 장관과 청장도 모르게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식약청의 경우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썹(HACCP) 인지도 조서에서 결과 조작의도가 보인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성과보고서에서 또다시 허위·조작을 했다”고 덧붙였다.

주 의원은 “복지부와 식약청은 당장 관련 공무원을 징계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