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 56% “신앙생활 오프라인 중심으로 할 것”

입력 2023-11-20 03:03

엔데믹 속 기독교인 56%는 예배와 신앙생활 모두 오프라인(대면) 중심으로 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명 중 1명은 예배당에서 드리는 ‘온전한 예배’와 얼굴을 마주한 셀·목장·구역예배로의 회복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3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온라인 미디어 활용도가 높아진 가운데 기독교인은 주 1회 이상 기독교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으며, 경로는 유튜브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동시에 유튜브와 카카오톡 등 SNS발 ‘가짜뉴스’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원장 신승민 목사)은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공간 이제에서 ‘기독교 미디어 이용과 신앙에 관한 조사 연구결과 발표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기사연은 지난 9월 15일부터 27일까지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에 의뢰해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이메일) 패널 조사를 실시했다.

‘신앙생활을 위한 온라인 미디어 이용량’에 대해 응답자 중 40.1%는 (온라인 의존 비중이 높았던) ‘코로나19 기간과 비슷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향후 신앙생활과 관련, 응답자의 55.8%는 ‘예배와 기타 신앙생활 모두 오프라인 중심으로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기독 콘텐츠를 이용하는 주경로는 ‘유튜브 기독교 채널’(83.7%)이 가장 많았는데 ‘설교’(33.8%)와 ‘찬양’(33.1%)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편이었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온라인을 활용한 신앙활동으로 신앙생활의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신앙의 깊이가 깊을수록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까지 활용하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응답자들은 또 ‘향후 필요한 콘텐츠’ 유형으로 신앙적 동기부여(34.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정서적 위로(18.6%), 교회 갱신(16.6%), 신앙지식(13.0%)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기독교인이 온라인 채널을 이용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졌다. 실제로 기독교인들은 ‘언론사 및 기자’(26.7%)보다 ‘목회자 및 교인’(41.1%)이 제공하는 뉴스를 더 신뢰하고 있었다. 예배참석 빈도가 높고 교회 직분이 높으며 신앙심이 굳건할수록 목회자 및 교인이 제공하는 뉴스에 대한 높은 신뢰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냈다.

이는 교회가 허위 정보에 상당히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단지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가짜뉴스가 별다른 검증 없이 빠른 시간 내에 퍼져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유지윤 아신대 교수는 “‘목사님께 받은 긴급 기도 제목’ 등으로 시작되는 식의 메시지가 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 정서를 자극하거나 특정 정당을 반대할 목적으로 조작되는 경우가 많은데도 기독교인은 출처가 목회자라는 이유로 해당 정보를 신뢰한다”며 “가짜뉴스의 진원지가 교회가 되지 않도록 하는 교계 구성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