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세 노병 만난 尹대통령 “용기 잊지 않을 것”

입력 2023-07-26 04:06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룩셈부르크 정상과 참전용사 간 환담회에 레롱 모아옝 참전용사(가운데),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한국을 찾은 룩셈부르크 참전용사를 만나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92세의 참전용사 레옹 모아옝씨를 만나 “정전 70주년이 됐는데, 이렇게 뜻깊은 해에 장시간 비행을 해서 와 주신 것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모아옝씨가 보행보조기를 이용해 입장하는 모습을 보며 “휠체어로 오실 줄 알았는데 보행보조기를 이용해 직접 걸어서 오시니까, 무릎을 빼고는 전부 건강한 모습이어서 정말 다행이고 기쁘다”고 말했다.

6·25전쟁 당시 강원도 철원 지역 전투에 참여했던 모아옝씨는 왼쪽 다리에 관통상을 입고 일본의 병원으로 후송된 뒤에도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다시 전투에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머나먼 타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헌신한 모아옝씨의 용기를 대한민국 국민들이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모아옝씨는 “다시 오고 싶었던 한국을 늦게 찾게 됐다”며 “코로나 팬데믹이 없었다면 최근 별세한 참전용사 친구 몇 명이 함께 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윤 대통령은 모아옝씨와 환담한 뒤 그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와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을 잇달아 면담했다. 룩셈부르크와 뉴질랜드는 6·25전쟁에 자국 군인을 파병했던 22개 국가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은 특히 베텔 총리에게 6·25전쟁에 룩셈부르크 역사상 유일하게 전투부대를 파병해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한편 정전 70주년을 맞아 미국 하와이에 안치됐던 국군 전사자 유해 7위가 고국으로 돌아온다.

국방부는 26일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국군 전사자 유해 인수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봉환되는 유해는 대부분 6·25전쟁 중 북한 지역에서 숨진 국군 전사자다. 특히 유해 중 3위는 북한에서 발굴 후 미국이 전달받았다. 북한에서 발굴 후 미국이 전달받은 유해 중 1위는 함경남도 장진에서 수습한 최임락 일병으로 확인됐다. 1931년생인 최 일병은 1950년 12월 12일 장진호 전투에서 19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정현수 박준상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