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에 “정신 차려라” 법정서 다그친 아내

입력 2023-07-26 04:04

이화영(사진·수감 중)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아내가 쌍방울그룹의 불법 대북송금 재판에서 변호인 해임 문제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이 전 부지사는 25일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수감 중이어서 (변호사 해임 관련)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했다”며 “집사람이 오해하는 것 같다. 제 의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내 백모씨는 전날 재판부에 법무법인 해광 소속 변호인단에 대한 해임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이에 따라 이날 법정에 변호인들이 출석하지 않았다. 이 전 부지사는 해임이 자신의 뜻이 아니라며 “해광 변호사 도움을 계속 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때 방청석에 앉아 있던 백씨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된다. (변호사들이) 의사와 반대되는 변론을 하기 때문에 해임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로부터 한 차례 제지를 받은 백씨는 자리에 주저앉아 소리 내 훌쩍이기도 했다.

백씨는 남편을 향해 “자기(이 전 부지사)가 검찰에 회유당하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 정말 화가 난다”며 “처음엔 이재명(당시 경기도지사)에게 보고한 적 없다고 하지 않았나. 정신 차리라”고 외쳤다. 이어 “만약 당신이 그런 판단을 한다면 가족으로서 할 모든 권리와 의무를 다 포기할 것”이라는 언급도 했다.

백씨는 현 변호인단이 검찰에 온건한 태도를 보인다고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쌍방울 대북송금과 관련한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변화가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탄원서를 더불어민주당 측에 보내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외부 세력에 의한 재판 독립성 훼손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