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풍선 사태, 대만 문제 등으로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양국 외교·안보라인 수장이 전격 회동했다. 양국 간 소통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백악관은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10~1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을 만나 8시간에 걸쳐 대화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이번 회동은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하기 위한 지속된 노력의 일환”이라며 “양측은 전략적인 소통 채널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양측이 우크라이나 전쟁, 양안 문제 등 주요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동은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발리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가진 후 약 6개월 만에 양국 간에 고위급 정무 대화가 재개됐다는 의의를 가진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양측은 중·미 관계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관계의 하강을 중단시키고 안정화하기 위해 솔직하고 심층적이며 실질적이고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고 소개했다. 통신은 “왕 위원은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의 엄정한 입장을 전면적으로 설명했고 아시아태평양 정세, 우크라이나 등 공통적으로 관심을 가진 국제·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측은 이 전략적 소통 채널을 계속 잘 사용하는 데 동의했다”고 부연했다.
양국 정상의 최측근 외교·안보 참모간 회동이 이뤄진 것은 양국 모두 현재의 ‘대화 없는 갈등’ 상황을 방치하면 위험하다는 점에 뜻을 같이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 간 후속 고위급 대화도 예정돼 있어 양국 간 긴장이 완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이달 말 전격 회동할 예정이다. 지난 2월로 예정됐다가 정찰풍선 사태로 무기 연기된 블링컨 장관의 방중과 미·중 정상의 온라인 소통도 추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