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제2 창군 수준 변화… 과거정부에 軍 골병”

입력 2023-05-12 04:08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방혁신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존경받는 군 원로이신 우리 김관진(윤 대통령 왼쪽) 장관님을 모시고 위원회를 출범하게 됐다”며 김 전 장관을 각별히 예우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군의 운영체계·소프트웨어·하드웨어에 대해 창군 수준의 대대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제2의 창군 수준의 변화가 있어야 이길 수 있는 전투형 강군을 만들어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가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전략사령부’ 창설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과거 정부에서는 국군통수권자가 전 세계에 ‘북한이 비핵화할 것이니 제재를 풀어 달라’고 해 결국 군이 골병이 들고 말았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전임 문재인정부를 재차 비판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과거 정부에서) 정치 이념에 사로잡혀 북핵 위험에서 고개를 돌렸다”면서 “이런 비정상화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방혁신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했다. 국방혁신위는 지난해 12월 제정된 대통령령에 근거해 신설된 대통령 직속 위원회로, 윤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다.

윤 대통령은 국방 혁신의 목표에 대해서는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압도적인 대응 역량을 갖추고, 효율적인 군 구조로 탈바꿈해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감히 싸움을 걸어오지 못하게 하는 강군으로 우리 군을 바꾸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북한 전 지역에 대한 정찰 감시와 분석 능력, 목표를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 초정밀 고위력 타격능력, 복합·다층적인 대공 방어능력을 충실하게 확보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북한의 도발 심리를 사전에 억제할 압도적인 전력을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전략사령부 창설을 제시했다. 군은 합참의 ‘핵·WMD 대응본부’를 확대해 이르면 내년 전략사령부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육·해·공) 3군의 합동성을 강화하면서 각 군의 분산된 전력을 통합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전략사령부 창설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드론·로봇 등 유무인체계를 복합적으로 운영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부대 구조와 작전 수행 개념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혁신위는 위원장인 윤 대통령을 포함해 당연직인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 그리고 민간위원 8명 등 모두 11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회의에는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국방부 장관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김관진 전 장관이 위원으로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을 국방혁신위 직제에 없는 ‘부위원장’으로 호칭하며 위원장석 바로 옆에 앉게 했다. 윤 대통령은 “존경받는 군 원로이신 우리 김관진 장관님을 모시고 위원회를 출범하게 됐다”며 김 전 장관을 각별히 예우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