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타고 바다로 나갈 땐 한 번 기도하고 전쟁에 나설 땐 두 번 기도하며, 결혼할 땐 세 번 기도하라’는 러시아 속담이 있다. 목숨을 걸고 나가는 항해와 전쟁보다 결혼을 더 중차대한 일로 여기라는 의미다. 하지만 우리나라 상황은 이 교훈과 점차 멀어지는 추세다. 이혼율은 수십 년간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이미 이혼은 흠이 아니고 결혼은 선택 사항이 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부산 수영로교회 목사인 저자는 혼인을 결코 가벼이 여겨선 안 된다고 말한다. “결혼은 하나님이 만든 제도”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러 장에 걸쳐 행복을 추구한다며 결혼·출산을 거부하는 현 세태를 꼬집는다. 그러면서 “가정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준 사명”으로 “인간의 합의나 문화적 산물이 아니”라고 한다.
책엔 결혼관부터 부부 갈등 해법, 자녀 신앙교육법 등 가정생활에 긴요한 성경적 원리가 폭넓게 담겼다. 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건 ‘십자가 원리’다. 인간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달린 예수처럼 “내 행복이 아닌 상대의 행복을 위하면 행복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것이다. “신앙생활과 가정생활은 분리돼 있지 않습니다. 나보다 상대를 낫게 여기고 배려하고 희생하면 다툴 일이 없습니다.…십자가는 가정에서 먼저 경험해야 합니다.”
십자가 원리를 실천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건 ‘은혜’다. 상대를 섬기기 위해 매일 이기심을 죽이는 건 개인 의지만으론 매우 어렵다. 그렇다고 은혜를 구하는 기도만 하라는 건 아니다. 칭찬과 격려를 담은 사랑의 언어로 가족의 영혼을 살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까지 노력해야 하느냐’고 묻는 이들에게 저자는 답한다.
“가정이 곧 하나님 뜻이기 때문입니다.… 가정도 선교지입니다. 언젠가 선교지에서 죽으려고 하지 말고 가정에서 순교하십시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