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요 1:14)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성육신(成肉身·incarnation)을 기념하는 성탄절이 다가왔다. 성탄절은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 앞에 경배와 찬양으로 새로운 기쁨과 희망을 품는 절기다. 로마제국 콘스탄티누스 황제 이후 ‘그리스도(Christ)’를 ‘예배(mass)’ 하는 날로 확정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22일 한국교회 주요 연합기관들은 일제히 성탄 메시지를 발표하고 낮은 곳으로 임한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고 소외된 이웃을 섬기며 주님께로 돌아가자고 밝혔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류영모 목사)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신 그 낮은 자리로 내려가 예수님의 마음으로 이웃의 손을 잡아주고, 지친 등을 쓰다듬어 주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사명을 다하자”고 권면했다. 또 “성탄은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앞에서 절망하는 인류에게 영원한 생명의 구원과 산 소망이신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는 복음의 기쁜 소식”이라며 “이웃의 친구가 되며 갈라진 교회부터 하나 돼 사회 통합과 화해의 중심에 서자. 빛의 속도로 달려오는 ‘뉴노멀’ 시대를 맞아 희망의 세상, 건강한 사회, 긍정의 미래를 열어가자”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장만희 사령관)는 “성탄의 사건은 궁극적으로 용서와 화해를 향해 휘어져 있는 하나님 구원 역사의 상징과도 같은 사랑의 사건”이라며 “두려움 가운데 갈등하는 시대를 희망과 용기, 용서와 화해의 빛으로 전환하는 것은 사랑의 힘”이라고 전했다. 이어 “성탄은 세상의 구원과 해방을 위해 하늘 영광 버리고 낮은 곳으로 임하신 예수님의 길을 따라 세상을 섬기는 존재로 살아가라는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실천 명령”이라며 “두려움과 갈등에 휩싸여 있는 생명 위기 시대에 그리스도인의 삶이 희망과 용기,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송태섭 목사)은 “주님의 성탄이 기독교인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울리는 꽹과리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영적인 게으름과 자만을 떨치고 통회, 자복하며 주님께로 돌아가야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 한국교회를 다시 일으켜 세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속을 버리고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야 믿지 않는 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저들을 십자가의 길로, 생명과 진리의 길로 인도할 수 있다”며 “한국교회와 천만 성도들이 주님의 뜻을 따라 사회의 약자와 병들고 가난한 이웃을 돌보고 섬기며 이타적 사랑을 실천할 때 주님이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고 인정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는 “오늘날 많은 이들은 성탄절을 공휴일 정도로만 생각하고 ‘크리스마스’를 ‘엑스마스(X-mas)’로 바꾸며 예수 그리스도 오심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교회는 낮고 낮은 곳으로 임하신 예수님을 기억하고, 그 의미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두움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다.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도 반드시 넘어설 것이다. 모든 것이 회복되는 때를 바라보며 나아가자”고 위로를 전했다.
임보혁 장창일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