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룡 된 카뱅… 일각선 “관리감독 강화를”

입력 2021-08-18 04:06

지난 6일 상장하며 금융업계 판도를 뒤흔든 카카오뱅크가 17일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며 시장의 고평가 논란을 일단 잠재우는 분위기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자 주가는 하루에만 14% 이상 급등하며 투자금을 빨아들였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798억원, 당기순이익 693억원을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1분기 영업이익(540억원), 당기순이익(467억원)과 비교해 각각 47.8%, 48.5% 오른 수치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1159억원)만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1136원)을 뛰어넘었다.

카카오뱅크는 실적 발표 이전부터 꾸준히 호실적 전망이 제기돼왔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율 억제 기조에 따라 금리를 꾸준히 올려왔고,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비대면 금융의 장점이 부각됐다. 자산시장 활황에 따른 대출 수요가 급증하며 모든 금융권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영향도 적지 않았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됨에 따라 시장에서 커졌던 고평가 논란도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당일부터 시가총액이 KB금융(22조원) 등 기존 금융 대장주보다 높은 것은 과도한 게 아니냐며 거품 논란이 일어났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이날 코스피가 1%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급등세를 보였다. 카카오뱅크는 전날 대비 14.1%(1만800원) 오른 8만74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로 9위(우선주 제외)에 올랐다. 호실적을 예상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컸다는 분석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하루에만 각각 929억원, 43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총은 41조5238억원으로, 업계 1·2위인 KB금융지주(22조원)와 신한금융지주(20조 원)를 합친 수준이다.

금융시장 내에서 카카오뱅크의 몸집이 커져가는 만큼 규제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카카오뱅크는 급격하게 규모가 커졌음에도 자산이 5조원 미만에 해당해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졸속으로 입법된 인터넷전문은행법만으로는 제대로 된 감독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당국의 금융감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