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겨울 온다고?… 업계 “일시적 현상”

입력 2021-08-17 04:03
게티이미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국내 업체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오지만, 둔화 현상이 일시적 현상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지난주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기관과 시장조사업체가 D램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예측을 담은 보고서를 잇따라 내놨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PC 제조업체의 재고 수준이 높아져 PC용 D램 가격이 4분기에 전 분기보다 최대 5%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콩계 증권사 CLSA도 PC와 스마트폰 OEM 업체들이 메모리 반도체 재고 계획을 줄이고 있어 반도체 사이클 하강 국면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려가 과도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 견조한 서버 수요로 내년에도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해 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오히려 실제 가격 하락보다 D램 공급 원가의 하락이 더 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마진이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업계에선 D램 가격 하락은 반도체 사이클에서 있을 수 있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 서버와 모바일 메모리를 중심으로 높은 수요가 이어진다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3·4분기 물량은 이미 대부분 소진됐다”며 “데이터센터 투자 증대로 서버 수요가 늘었고, 졸업·입학, 크리스마스 등 계절적 이유로 모바일 제품 판매가 늘어나는 만큼 모바일 메모리 수요도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PC용 D램의 비중이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10% 수준에 불과하고 고정거래에 변화가 없어 영향이 제한적이란 분석도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16일 “PC용 D램에서 소매 가격인 현물가가 하락할 순 있지만, 부품 수급이 잘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고정거래가 유지되고 수요·공급에 큰 변화가 없어 업계 전반적으로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