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온라인뉴스는 언론 위기 속 미디어 혁신 요구에 발맞춰 끊임없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왔다.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치며 어느덧 미디어 이용자와 세상을 연결하고, 대형 뉴스와 개인의 이야기가 만나 소통하는 공간으로 성장했다. 그 여정은 2004년 처음 실시간 인터넷뉴스를 통해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 보도로 총선판을 뒤흔든 때로부터 시작했다. 이후 2020년 기존 신문의 문법을 뛰어넘는 접근 방법과 형식으로 디지털 성범죄의 민낯을 까발린 ‘n번방 추적기’까지 걸어온 길을 짚어본다.
온라인 뉴스, 폭발력을 확인하다
1997년 인터넷 포털 야후 코리아와 한메일넷이 등장하면서 온라인을 통한 뉴스 소비의 시대가 열렸다. 다만 이때까지도 온라인 포털은 이용자들이 뉴스를 무료로 보는 하나의 창구, 선택지 수준이었다. 1998년 한국언론연구원(현 언론진흥재단)이 수행한 ‘수용자 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당시 뉴스 이용자들의 평균 PC통신 이용시간은 30.4분으로 신문 이용시간 40.8분보다 짧았다. 온라인에서 뉴스 소비가 본격화된 것은 월드컵과 대통령 선거가 있던 2002년 전후해서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이준웅 교수는 2007년 발표한 ‘포털 뉴스의 대두와 다중매체 뉴스이용’ 논문에서 “2002년 월드컵과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인터넷을 통한 정보 이용은 물론 정보를 매개로 한 게시판 활동 등이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국민일보는 주요 일간지 중 이 같은 미디어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대표 주자였다. 2004년 대학생 인턴 기자를 선발해 꾸린 파일럿 팀 ‘총선 기자단’은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을 현장에서 영상으로 포착, 특종 보도했다. 신문보다 빠를 뿐만 아니라 확산을 막기 힘든 온라인뉴스의 위력을 확인시킨 사건이었다.
이후 그해 10월 국민일보 인터넷뉴스 브랜드 쿠키뉴스(kukmin+internet)가 탄생했다. ‘바삭바삭 갓 구운 뉴스’라는 의미도 담겼다. 쿠키뉴스는 기존 뉴스의 유통을 넘어 누리꾼의 제보와 고발,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뉴스로 끌어와 여러 반향을 일으켰다. 국내 초대형 광고사의 연예인 뒷조사를 폭로한 ‘연예인 X파일’ 보도, 노숙인에게 빵을 건네주는 빵집 직원을 포착한 ‘강남역 빵집 천사’ 보도, 두발 단속에 항의하는 고교생들이 인터넷에서 모이기 시작해 오프라인 시위까지 한 ‘두발 단속 항의 촛불집회’ 보도 등은 온라인뉴스만의 폭발력을 확인시킨 사례다.
깔창 생리대, n번방 추적기까지
온라인뉴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도한 속보 경쟁, 자극적인 보도 등에 대한 자정의 시기도 찾아왔다. 특히 기독교적 가치를 추구하며 ‘사랑 진실 인간’이라는 사시를 내세운 국민일보의 정체성을 어떻게 지켜갈지에 대한 고민은 컸다. 2008년 쿠키뉴스는 온라인 전문매체로 분사한 데 이어 2014년 국민일보 온라인뉴스와 완전히 분리했다. 이후 국민일보 디지털뉴스센터는 심층 취재와 사실 검증, ‘굿 뉴스’ 등의 가치에 보다 집중해왔다.
2016년 6월 생리대가 없어 깔창을 사용하는 여학생이 있다는 현실을 세상에 드러낸 ‘깔창생리대’ 보도는 이 같은 고민의 결과물이다. 이 보도는 유한킴벌리의 생리대 가격 인상 철회, 정부의 생리대 지원 사업, 민간 사회의 생리대 기부 등의 변화를 끌어냈다. 온라인뉴스로는 처음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과 인권보도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2019년 세상을 충격에 빠트린 ‘n번방’ 실태를 드러낸 것 역시 국민일보 온라인뉴스였다. 과감한 ‘추적기’ 형태의 기사로, 기존의 신문 문법으로는 드러내기 힘들었던 텔레그램 속 성착취 영상 공유 실태를 세상에 알렸다. ‘n번방 시리즈’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관훈언론상, 한국기자상 대상 등을 수상하며 온라인 저널리즘의 가치와 그 역할을 평가받았다.
2017년 시작한 [아직 살만한 세상](아살세)은 각박해진 세상 속에서 희망과 믿음을 주는 사람들의 크고 작은 이야기를 꾸준히 전하는 코너다. 어릴 적 장애 진단 이후 줄곧 지하철에 무임승차해왔다는 73세 노인이 서울교통공사에 100만원을 익명으로 보낸 사연부터 음식 배달이 되지 않는 깊은 산골 마을에 치킨을 전하는 자영업자의 사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아살세’를 통해 공유된 사연에 많은 이들이 위로받았다. 몇 년에 걸쳐 쌓인 사연은 올해 책으로도 출간됐다. 국민일보가 추구하는 ‘굿 뉴스’를 가장 잘 보여주는 코너다.
공감과 위로, 해법까지 찾아
미디어 이용의 중심이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으로 옮아가는 시대적 변화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2017년 출범한 유튜브 채널 ‘취재대행소 왱’은 구독자가 궁금한 부분을 취재 의뢰하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꼼꼼히 확인해 동영상 콘텐츠로 결과를 공유한다. ‘취재대행소 왱’의 구독자 수는 30만4000명을 웃돌며, 누적 조회 수는 1억1120만회를 넘어섰다. ‘개st하우스-사연 있는 유기동물 채널’은 유기동물의 사연을 통해 생명 경시 풍조에 경종을 울림과 동시에 새로운 입양자와의 연결까지 도모한다. 뉴스 전달과 공유를 넘어 해법까지 찾는 ‘솔루션 저널리즘’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채널을 개설한 지 1년도 안 된 6월 15일 현재 누적 조회 수가 91만8703회에 이를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시작된 [에코노트]는 친환경 소비를 추구하지만 관련 정보의 부족으로 답답함을 느끼는 독자들의 수요를 반영해 구체적인 해법을 나누는 코너다. 이 외에도 온·오프라인에 오르내리는 억울하거나 황당한 사연이나 갑론을박이 오가는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는 [사연뉴스], 온라인에서 더 빨리, 더 널리 확산하는 허위정보를 발 빠르게 팩트체크해 독자에게 알리는 [국민적 관심사], 각 분야에서 성장한 여성인물들을 만나보는 [여자선배] 등 독자들과 뉴스를 ‘주고받는’ 다양한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조민영 안명진 기자 mymin@kmib.co.kr
[지령 1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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