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출직, 국민이 뽑는 것” 김재원, 이준석 개혁안에 반기

입력 2021-06-18 00:05
연합뉴스

김재원(사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7일 이준석 신임 대표의 핵심 개혁안인 ‘선출직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에 대한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지도부에서 ‘레드팀’(Red Team·조직 의사결정에 비판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김 최고위원은 “당이 잘되길 바라는 목소리”라며 이유 있는 반기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선출직은 국민이 뽑는 것”이라며 “시험제도는 시험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뽑는 건데, 선출직의 본질적인 의미는 물론 민주주의의 근간인 헌법의 국민주권주의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공천권 자체가 국민의 몫인데 여기에 시험제도를 도입한다는 건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 접근”이라며 “깊이 다시 생각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공천 때부터 기초적인 자료해석 능력 및 컴퓨터 활용 능력 등을 갖췄는지 평가하는 최소한의 자격시험 도입을 공언한 바 있다.

이 대표의 개혁안에 김 최고위원이 공개적인 반기를 든 셈이다. 그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선출직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이 도입되면 잘못될 가능성이 커 미리 막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도 “‘선출직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은 이 대표가 포기하는 게 좋겠다”며 “물밑에서 반발이 거센 분위기라 실제 도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난 14일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 대표를 향한 견제구가 날아들었다. 이 대표가 서범수 대표비서실장과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을 최고위원들과 협의 없이 선임한 것을 두고 김 최고위원과 조수진 최고위원이 불만을 드러냈다. 조 최고위원은 “언론을 보고 인선 사실을 알게 하려면 최고위가 왜 필요하느냐”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일각에서는 대변인 선출을 위한 토론배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순하게 토론과 말을 잘하는 것만이 대변인 자질은 아니지 않으냐”며 “정무적인 판단을 하면서 당과 대표의 입장을 전하는 역할인데, 토론배틀로만 뽑는 건 위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