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2023년 제28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 유치 추진”

입력 2021-05-31 04:02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개막한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에서 금강송 고사목으로 특수제작된 연단을 앞에 두고 개회사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 연설에선 멸종위기 야생 생물인 사향노루 따오기 등이 증강현실(AR)로 연출돼 모습을 드러냈다. 서영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2023년 제28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8) 유치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들이 1995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당사국 총회는 지금까지 한번도 국내에서 열리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총회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인천·부산 등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에 힘을 실어주고, 기후변화 대응 강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국제사회에 알린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개회식에 참석해 “앞으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을 잇는 가교 국가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COP28 사무국은 내년 중 개최도시를 선정할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경제성장은 자연의 회복과 함께 이뤄졌다”며 식민지와 전쟁, 산업화를 거치며 황폐해진 자연을 우리 국민이 나무 심기 등을 통해 살려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산림 회복을 이룬 것처럼 국제사회의 기후위기 극복 노력에도 선제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추가 상향과 신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 전면 중단, 서울에 거점을 두고 있는 녹색 국제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를 위한 500만 달러(55억원) 지원 계획을 밝혔다. 또 2025년까지 기후·녹색 공적개발원조(ODA)를 대폭 늘려 석탄화력발전 의존도가 큰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전환을 돕겠다는 구상도 설명했다.

P4G 정상회의는 이번이 두 번째로 한국에서 열린 환경 분야 첫 다자 정상회의다. 회의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주요국 정상급·고위급 47명, 국제기구 수장 21명 등 총 68명이 참석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존 케리 기후특사가,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대신 리커창 총리가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금강송 고사목으로 특수 제작된 연단에서 개회사를 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강조하고자 재선충 피해목을 활용해 만든 것이다. 문 대통령의 연설 도중에는 멸종위기 생물인 사향노루, 따오기, 왕은점표범나비 등의 모습이 무대에 등장했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강조하기 위한 연출이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개회식 전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녹색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