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로 그늘 깊어진 청소년의 삶… 교육 정상화 절실해

입력 2021-05-26 04:01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25일 공개한 ‘2021 청소년 통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우리 청소년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모두가 짐작하듯이 부정적인 변화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해 청소년(9~24세)의 48.4%가 코로나로 인해 학교생활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친구관계, 사회에 대한 신뢰, 진로 및 취업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응답이 많았다. 코로나로 학업 스트레스가 늘었다고 답한 비율 역시 46%에 달했다. 초·중·고교생의 지난해 학교생활 만족도는 83.0%로 3년 전(88.3%)보다 5.3% 포인트 줄었다. 모두가 학교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데서 비롯된 부정적인 결과들이다. 코로나로 인해 가족관계가 긍정적으로 변화했다는 응답(22.1%)이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답변(9.6%)보다 많은 것, 중·고교생의 흡연율과 음주율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 정도만이 긍정적인 결과였다.

지난해 10대의 일주일 평균 인터넷 이용시간은 27.6시간으로 전년 대비 10시간이나 늘었다. 온라인 수업이 장기간 진행된 탓이다. 10대 가운데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속하는 비율도 전년보다 5.6% 포인트 늘어난 35.8%로 집계됐다.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생긴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 여가부가 최근 학령 전환기 초·중·고교생 127만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 하나 이상에서 과의존 위험군으로 진단된 청소년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22만8000여명으로, 2019년(20만6000여명)보다 크게 늘었다. 과의존 위험군은 자기조절이 어려워 주의가 필요한 단계(주의 사용자)와 금단현상 등 일상생활에서의 심각한 장애로 전문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수준(위험 사용자)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이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가정과 학교의 각별한 대응이 요구된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해 청소년들이 겪는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대면 수업 부족으로 학력이 전반적으로 저하되는 가운데 학력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대면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해 학생들의 사회성 발달이 제한되는 문제도 있다. 전면 등교와 수업 정상화가 빨리 이뤄져야만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 세대인 청소년의 일상을 회복시키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와 학교는 전면 등교 준비를 철저히 하면서 지금까지의 교육 공백을 어떻게 메워갈 것인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