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쓰이는 최소잔여형(LDS) 주사기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다량 접수돼 보건당국이 수거에 나섰다. 수거 대상 주사기는 70만개로 지난주 대부분 수거했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이물 신고가 접수된 주사기는 모두 같은 업체 제품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에 이미 50만개가량 사용됐다고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주사기 이물과 관련된 이상반응이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안심은 금물이다. 만에 하나 백신 접종 과정에서 이물이 주입됐다면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보건당국은 “주사기로 주사약을 뽑는 과정에서 이물을 확인했기 때문에 이물이 든 주사기로 백신을 접종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의 설명도 ‘거의 없다’는 추론일 뿐이지 0%라는 단정은 아니다. 때문에 문제의 주사기로 접종받은 이들에 대한 추적, 관찰이 뒤따라야 한다.
LDS 주사기를 사용하면 코로나19 백신 1병당 접종 인원을 1~2명 늘릴 수 있다. 일본 등 선진국도 이 주사기를 확보하지 못한 때 우리나라 업체가 생산에 성공했다는 측면에서 LDS 주사기는 또 하나의 K방역 성공사례로 꼽혀온 터였다.
연이은 백신 부작용 사례로 우려가 점증하는 상황에서 설상가상 정부가 자랑해온 주사기 문제까지 터지니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더 증폭될 건 불문가지다. 해당 업체는 품질 개선 뒤 수거한 물량만큼 주사기를 재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한 번 떨어진 신뢰가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재공급 전에 이물이 어떻게 주사기에 들어갔는지 보건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1차적 책임은 불량 주사기를 생산한 업체에 있으나 사전에 이를 걸러내지 못한 보건당국의 책임 또한 작지 않다. 국민의 생명 및 건강과 관련한 문제는 한 치의 빈틈도 허용돼선 안 된다.
[사설] 백신 접종 불신 부채질하는 불량 LDS 주사기
입력 2021-04-19 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