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전셋값 쉽게 안 내려갈 듯… 추가 대책 강구하겠다”

입력 2020-10-09 04:06

홍남기(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전셋값 상승세가 쉽게 안정될 수 없을 것 같다”며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전세가 상승세와 관련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단기적으로 많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고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 같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상당수 전세 물량이 이번에 연장되는데, 이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은 매물도 적고 임대차 3법을 피해 과도하게 전셋값을 올린 상황을 접하게 된다”며 “(대책 발표 후) 2개월 정도면 어느 정도 효과가 나지 않을까 했는데 아직 전세 시장이 안정화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정부가 추가로 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주간 전셋값 상승률은 0.08% 상승해 67주 연속 올랐다. 전주(0.09%)보다 상승 폭이 약간 줄었지만 여전히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는 분위기다.

홍 부총리는 “내년 1월에 이사한다는데 전세를 구했느냐”는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는 “아직 못 구했다”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내년 1월 서울 마포구 염리동의 전셋집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를 밝힘에 따라 새 전셋집을 알아봐야 할 처지에 놓였다(국민일보 10월 8일자 1면 참조).

임대차법 개정안에 따르면 집주인 및 직계존속이 실거주할 경우 임차인은 집을 비워줘야 한다. 결국 경제부총리가 정부·여당이 추진한 임대차법의 유탄을 직접 맞게 된 셈이다. 윤 의원은 “전 국민이 장관이 (전세) 집을 구할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마포구 염리동에 매물이 3개밖에 없고, 가격이 1년 동안 2억5000만원 올랐다던데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부동산 대란을 막지 못한 것에는 기재부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질책했다. 홍 부총리는 “결과적으로 보면 강력하게 선제 대응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며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세종=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