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얼굴)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8년 8월 3년 안에 180조원 투자와 4만명을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예상 투자액보다 배 가까이 많은 금액이었기에 업계에선 성사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이후 이 약속은 얼마나 지켜졌을까. 삼성전자는 13일 사내매체 ‘삼성전자 뉴스룸’을 통해 현재까지의 성과를 공개했다. 삼성은 2018∼2019년 시설과 연구·개발 등에 약 110조원을 투자했고 올해 추가 투자를 통해 목표치에 도달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투자 목표치(130조원)는 7조원을 초과 달성하고, 반도체 사업과 연구·개발 투자는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신규 채용 규모는 지난해 말 전체 목표치의 80%를 넘어섰고, 연내 4만명을 채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발표를 차근차근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신규 고용 외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는 ‘삼성 청년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는 현재까지 2250명이 선발됐다. 2024년까지 운영 비용 5000억원을 투입해 1만명의 수료생을 배출할 예정이다. 사내외 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오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총 302개 과제를 지원했고 총 500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기업의 본분은 고용 창출과 혁신 투자로, 2년 전 약속을 꼭 지키겠다”며 목표 달성 의지를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강력한 투자와 연구·개발 의지 속에 삼성은 정부가 중점 육성 산업으로 선정한 비메모리 반도체,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 등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발표한 시스템 반도체 133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올해 말까지 약 26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1일 1조74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업계 최초로 7나노 극자외선(EUV) 시스템반도체에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인 ‘X-Cube(eXtended-Cube)’를 적용한 테스트칩 생산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전공정을 마친 웨이퍼 상태인 칩 여러 개를 위로 얇게 쌓아서 하나의 반도체를 만드는 기술이다.
시스템반도체는 일반적으로는 중앙처리장치 등 역할을 하는 로직 부분과 ‘휘발성’ 캐시 메모리 역할을 하는 에스램(SRAM) 부분을 하나의 칩에 평면(2차원)으로 나란히 배치·설계한다. 칩을 평면이 아닌 위로 여러 층 적층하면 단위 면적당 저장 용량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반도체 업체들은 3차원 적층 기술 개발에 주력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렇게 EUV 시스템반도체에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하며 파운드리 분야에서 앞선 행보다. 최첨단 EUV 초미세 전공정뿐만 아니라 후공정에서도 첨단 기술력을 확보함으로써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 ‘반도체 비전 2030’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강주화 김성훈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