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긴 장마 때문에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9일 오전 현재 집중호우로 50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6000명가량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난 한 해 풍수해 인명피해 17명을 이미 훌쩍 넘어섰고, 우면산 사태가 있었던 2011년의 78명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9일 오전 오키나와 남서쪽에서 발생한 5호 태풍 ‘장미’가 북상 중이다. 정부는 방재 역량을 총동원한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 추가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민간도 예년의 장마 때와 달리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올 장마는 중부지방의 경우 지난 6월 24일 시작돼 48일째 지속되고 있다. 이번 주에도 비 예보가 이어져 이대로라면 2013년의 49일이란 최장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장마가 장기화하면서 지반이 약해져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피해를 키우고 있다. 최근 폭우는 게릴라성으로 예측이 어려운 만큼 최악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하는 게 상책이다. 과거 경험에 기대 ‘설마’하는 식으로 대처하다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작은 우려라도 있다면 과하다 싶을 수준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북상 중인 태풍도 현재로선 위력이 크지 않지만 대기 상황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니 철저히 대비하는 게 좋겠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휴가까지 반납하고 호우와 태풍에 대처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피로가 누적된 상태여서 노고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침수가 우려되는 해안이나 천변을 재점검하고, 산사태에 취약한 곳도 꼼꼼히 챙겨야 할 것이다. 비상한 각오로 선제 대응해야 한다. 호우 피해가 컸던 안성과 철원 등 7개 시·군이 이미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지만, 다른 지역도 피해 복구와 이재민 생활 안정을 위해 중앙정부 지원이 필요하면 신속히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정세균 총리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일”이라고 했던 춘천 의암호 사고 같은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특별히 유의해야 함도 물론이다.
[사설] 기록적 장마에 태풍도 북상… 비상한 선제 대응 필요하다
입력 2020-08-10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