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속히 구속해 증거인멸·조작 막아야”

입력 2020-07-24 00:01
신강식 전피연 대표(마이크 든 사람)가 23일 경기도 수원지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만희 신천지 교주의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수원=강민석 선임기자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대표 신강식)는 23일 경기도 수원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주의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박승대)는 이날 이 교주를 소환해 감염병예방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 등을 조사했다.

신강식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2월 전피연의 고발 이후 5개월간 수많은 신천지 관련 자료가 파쇄되고 조작됐을 것”이라면서 “이 교주를 속히 구속해 증거인멸과 조작, 도주의 우려를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신 대표는 이 교주와 신천지 측이 신도 명단과 부속기관 정보 등을 정부와 방역당국에 허위 제출하고 감추는 등 조직적·전국적으로 정부의 방역 활동을 방해한 만큼 이 교주 등 신천지 지도부 구속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전피연은 또 신천지가 이 교주를 중심으로 전국 부속기관과 신도들의 정보를 전산화한 뒤 중앙에서 관리해온 만큼 이들 정보 은폐 시도는 이 교주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이 교주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수시로 시한부 종말을 예고하고 신도들의 금품을 교묘하게 갈취하고 있다”면서 “이 교주와 신천지 지도부를 속히 구속해 범죄로 은닉한 재산을 국가로 환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피연은 최근 신천지 대구지파 신도들이 방역당국에 혈장을 기증한 것은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해 자신들의 범죄행각에 면죄부를 받으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기자회견엔 신천지 교리에 미혹돼 가출한 자녀들을 가정으로 돌려보내 줄 것을 호소하는 피해 학부모들도 참석했다. 신 대표 등 전피연 관계자들은 기자회견 후 ‘이만희 교주 구속수사 촉구 의견서’를 수원지검 민원실에 제출했다.

이 교주는 이날 변호인과 함께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지난 17일 첫 검찰 출석 이후 6일 만이다. 검찰은 당시 이 교주가 지병을 호소하자 4시간 만에 조사를 중단하고 귀가시켰다.

이 교주는 신천지 대구지파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지난 2~3월 방역당국에 신도 명단 등을 허위로 제출하고 중국 우한집회소 신도의 국내 집회 출결 정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교주의 신천지 자금 횡령 의혹 등도 조사 중이다.

수원=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