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글로벌 리더들의 집합체인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공식 세션에 참석해 “사회적 가치에 대한 측정을 고도화해 이해관계자 가치를 극대화해 나가자”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콩그레스센터에서 ‘아시아 시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주제로 열린 세션에 패널로 참석했다. 최 회장이 다보스포럼에서 공식 패널로 참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포럼 측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경영가로 최 회장을 초청했다.
그는 “기업 경영의 목표와 시스템을 주주에서 이해관계자로 바꾸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주주만이 아니라 고객, 종업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정부 등 이해관계자의 공익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최 회장은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사회문제 개선과 참여를 유도하자고 제안했다. 그 후 SK는 이를 실천해 왔다. 인센티브 지급을 위해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자체 측정방법을 개발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준화된 측정모델도 개발하기 위해 경제협력기구(OECD), 세계은행, 세계 4대 회계법인, 글로벌 기업들과 비영리법인 VBA(Value Balancing Alliance)를 구성해 협력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한 뒤 이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도 시행하고 있다. 그 결과, 인센티브를 받은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의 증가 속도가 매출액 증가 속도보다 20% 정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은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듯 앞으로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성과를 키워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전히 극복해야 할 난제가 많다고 내다봤다. 사회적 가치 측정의 객관성과 신뢰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하면 고객 개개인이 중시하는 사회문제를 더욱 세밀히 파악하고 개인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더 많은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투자자도 투자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정교하게 측정, 평가하는 방식으로 투자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SK는 21일부터 24일까지 다보스 시내에 SK 라운지를 만들어 SK가 추진해 온 사회적 가치 추구 활동을 전시했다. SK가 다보스에서 별도의 홍보 라운지를 개설하기는 처음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