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린 가장 강력한 군대 보유”… 백악관 경계 강화

입력 2020-01-09 04:03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이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 2곳에 이란으로부터 발사된 미사일(공격)이 있었다”면서 “괜찮다(All is well)”고 밝혔다. 이란의 반격에 위축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지금 사상자와 피해 규모에 대한 조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는 매우 좋다(So far, so good)”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잘 조직된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란의 공격은 현지시간 8일 오전 새벽 1시20분(워싱턴 시간 7일 오후 5시20분)에 이뤄졌다. 이란은 군부지도자 가셈 솔레이마니가 지난 3일 미군의 드론 공격을 받아 숨졌던 시간과 같은 시간을 선택해 반격을 감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반격 직후 브리핑을 받았고 국가안보팀을 소집해 긴급회의를 열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회의에 참석했다. 백악관은 회의 후 결과를 설명하지 않고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백악관은 이란의 공격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관련한 성명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늦췄다.

미 국방부는 이란의 공격 직후 “이라크의 아인 알아사드와 이르빌에 위치한 미군 기지 2곳에 최소 12발이 넘는 이란의 로켓포 공격이 있었다”고 확인했으나 이라크 보안 당국자는 “사망자는 없다”고 밝혔다. 미 국방 당국자는 “이란의 미사일이 미군이 위치하지 않은 지역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른 당국자는 CNN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 정도로 이른 시점에 이란의 미사일 공격 징후를 포착했다”면서 “미사일 공격의 위험 지역에 있던 사람들이 늦지 않게 벙커로 대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은 백악관 주변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미 비밀경호국 당국자는 “모든 경호 대상자들을 둘러싼 위협적인 환경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백악관 인근 주요 포인트에 배치됐다. 미 연방항공청은 미국 민간 항공사들이 이란·이라크와 페르시아만·오만만 상공에서 운항하는 것을 금지했다. 미 해운청도 중동 인근을 항해하는 미국 선박에 주의를 당부했다.

하지만 미국 정치권은 엇갈린 목소리를 냈다. 친(親)트럼프 인사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번 공격을 ‘전쟁 행위’라고 규정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대응할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우리는 (미국) 행정부의 불필요한 도발 중단과 이란의 폭력 중지를 포함해 우리 군 요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미국이 이란에 대해 군사력을 사용할 경우 의회에 승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의 결의안 표결을 추진하고 있다. 의회와 상의 없는 군사력 행사를 막겠다는 의도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