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재계 주요 이슈는 중동 불안·오너 리스크”

입력 2020-01-06 04:03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지역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국제유가가 출렁이고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1월 첫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지난주보다 ℓ당 4.6원 오른 1558.7원을 기록해 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사진은 5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가격 안내판. 연합뉴스

새해 재계의 주요 이슈로 대외 불안 요인과 ‘오너 리스크(Owner risk)’ 등이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이란 공격에 따른 중동 지역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데다 주요 그룹 총수들이 각종 재판과 송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는 5일 이를 포함해 한국 경제가 2020년 주시할 이슈를 ‘5W’ 키워드로 요약했다.

5W는 그룹 총수 약점 대응(Weakness Handling), 미·중 무역전쟁(Whales fight), 장벽 혁파(Wall Removal), 여성 일자리(Women jobs), 노동자 삶의 질 개선(Workers Satisfaction)을 뜻한다.

우선 미국과 이란의 갈등 심화로 중동 불안이 지속될 경우 국제 유가가 급등할 수 있는 점 등이 불안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1.06달러로 한 달 전보다 10.7%나 올라 이미 유가는 불안정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을 살해한 뒤 이란이 보복을 경고한 점이 유가 상승세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1%(1.87달러) 뛴 63.05달러로 장을 마쳤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관련 업계는 미·이란 간 분쟁이 이라크 유전 파괴로까지 확대될 경우 배럴당 유가는 최악의 경우 단기간에 80달러(브렌트유 기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김희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이슈 분석에서 “중동 사태가 추가로 악화할 경우 (석유 등에 대한) 투기적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우리 기업은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아 미·중 무역분쟁의 협상 상황에 따라 기업들의 이익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기준 국내 10대 그룹 해외 계열사 2580곳 중 중국에 해외 계열사가 398곳(15.4%), 미국에 346곳(13.4%)이 있다.

CXO연구소는 주요 그룹 총수들의 재판도 기업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부터 국정농단 뇌물 혐의 등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그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최태원 SK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이해욱 대림 회장 등도 소송을 치러야 하거나 재판에 넘겨진 상황이다. 조원태 한진 회장 등 가족 분쟁이 경영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