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가 자신의 탄핵을 촉구한 이후 복음주의 지지 기반을 다잡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CT는 1956년 복음주의 관점으로 세상을 본다는 취지로 세계적 복음전도자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창간한 기독교 잡지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Axios)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그레이엄 목사가 창간한 기독교 잡지가 자신의 탄핵을 촉구하는 사설을 발표하자 복음주의 유권자 가운데 추종 세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지난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복음주의 기독교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이다. 퓨리서치센터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유권자의 25%를 차지하는 복음주의 기독교인의 81%가 그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주요 지지층을 대변하는 매체에서 탄핵이 언급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발 빠르게 대처했다. 보도 이튿날 트위터로 “복음주의 사회를 위해 나보다 많은 일을 한 대통령은 없다”고 밝혔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엔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자유주의 성향의 성공회교회 대신 웨스트팜비치의 보수적 성향 침례교회로 발걸음을 옮겼다고 미국 일간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멜라니아 여사와 성공회교회에서 결혼했고 주요 절기마다 이곳 예배에 참석했다. 트럼프 재선 캠프는 내년 1월 3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트럼프 복음주의자 연합’ 출범 행사를 열 예정이다.
CT는 지난 19일 편집장 마크 갈리 명의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사설을 냈다. 갈리 편집장은 “미국 대통령이 자기 정적을 괴롭히며 신용을 떨어뜨리게 하려고 외국 지도자에게 자신의 정치적 권력을 이용하려고 시도했다”며 “이는 헌법 위반일 뿐 아니라 심히 부도덕하다”고 지적했다. 또 “그를 제거하는 것은 당파적 충성의 문제가 아니다. 십계명과 창조주에 대한 충성의 문제”라며 “당신이 누구인지, 또 누구를 섬기는지 기억하라”고 전했다.
해당 사설로 CT는 논란에 휩싸였다. 복음주의 지도자 200여명은 사설 내용을 질책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티머시 달림플 CT 회장은 23일 글을 올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극좌라고 믿게 할 것이고, 일부는 우리가 성경을 믿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라고 하겠지만 둘 다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우리는 양극화와 적대감, 오해가 지배하는 정치 지형에서 어떻게 확고한 의견을 갖고 동시에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한지를 기독교인이 보여주길 원한다”고 밝혔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