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 10년만에 생산량 400만대 밑돌 듯

입력 2019-12-26 04:11

자동차업계의 노사갈등이 해를 넘길 전망이다. 올해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두고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곳곳에서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노사 갈등이 계속되면서 국내 업계의 연간 생산량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400만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달까지 361만37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 감소했다.

지난 18~19일 부분파업을 진행했던 기아차 노조는 24일 다시 부분파업을 벌였다. 기아차 노사는 앞서 지난 10일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기본급 4만원 인상, 성과급과 격려금 150%+320만원 지급, 고용 안정을 위한 미래발전위원회 운영 등을 골자로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잠정합의안이 노조 찬반투표에서 부결되면서 사태는 악화됐다. 기아차 노조는 1월 3일까지는 교섭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3세대 ‘K5’ ‘K7 프리미어’ 등 신차를 잇달아 출시한 상황이어서 부분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조도 31일까지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주간조와 야간조가 각각 2시간 근무 6시간 파업을 예정하고 있다. 지난 23~24일에는 주·야간조가 8시간씩 전일 파업을 진행했다. 다만 파업 참여율은 50% 수준으로 낮다. 사측은 부산지방노동위원의 쟁의 중재 중지 결정을 대상으로 행정소송과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낸 상태다.

현대차는 울산공장 와이파이 사용을 두고 노사가 대치 중이다. 사측이 최근 작업 중 안전사고 등 위험 예방을 이유로 와이파이 사용을 제한하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와이파이는 시간 특정 없이 2011년부터 8년간 전일 사용해 왔다. 와이파이 사용은 노사 합의사항”이라고 맞서고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