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기고 화해하고 나누고… 청량리부터 한라까지 ‘사랑의 온기’ 가득

입력 2019-12-26 00:01
전국의 거리와 교회에서 평화의 왕으로 오신 아기 예수를 기념하는 성탄 예배가 드려졌다. 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 목사와 노숙인들이 25일 서울 동대문구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거리 성탄 예배를 드리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 예배가 전국의 거리와 교회에서 드려졌다. 가난한 자의 이웃, 병든 자의 가족, 곤경에 처한 이들의 친구로 오신 예수 탄생의 기쁜 소식을 전하며 크리스천이 먼저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될 것을 다짐했다.

30년 넘게 거리의 사람들을 밥으로 섬겨온 다일공동체(대표 최일도 목사)는 25일 오전 11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 밥퍼나눔운동본부 앞마당에서 ‘2019 거리 성탄 예배’를 드렸다.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아침부터 수천명이 답십리 굴다리 지하차도에서부터 경의중앙선 철로 옆 밥퍼까지 줄을 서서 둘러싼 가운데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를 주제로 거리예배가 시작됐다.

최일도 목사는 “1988년 저 굴다리에서 노숙인 형제 3분과 함께 촛불을 켜고 성탄 예배를 드린 이후 올해로 벌써 32번째 거리예배”라고 했다. 임성빈 장로회신학대 총장은 설교에서 “신앙인들이 가장 작은 자부터 돌보고 이 땅에 희망의 증거가 되자”며 성탄메시지를 전했다. 이우성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은 “한국교회가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며 수많은 헌신과 봉사를 감당해 온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연극배우 윤석화, 탤런트 박상원에 이어 배우 겸 격투기선수 김보성이 다일공동체 홍보대사로 합류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의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며 등장한 그는 “의리 가운데 최고는 나눔의 의리”라며 “부모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홀몸어르신들과 함께하겠다”고 외쳤다. 예배 후에는 점심 도시락과 함께 방한복 방한모 장갑 내의 등이 담긴 선물을 나눴다.

성탄절을 앞두고 7년여간 이어온 갈등에 화해의 마침표를 찍은 서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도 ‘회개와 화해’를 위한 메시지가 나왔다. 성탄 감사예배에서 ‘욥의 성탄절’(욥 42:9~11)을 주제로 설교한 오정현 목사는 “지난 7년 동안 성탄절마다 마음에 무거운 짐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오 목사는 “생각이 다른 분들과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고 화해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올해는 예수님께서 주시는 참된 위로와 용서를 통해 말로 다 할 수 없었던 시련을 주님이 종식해주실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욥기 42장 6절을 들어 회개와 용서를 거듭 강조했다. 오 목사는 “은혜를 받기 위해 부족하면 더 회개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도를 세워 사회에 복음의 영광을 끼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점 용서하여 주옵소서. 주의 종에게 부족함이 있으면 용서하여 주옵소서”라며 “사랑의교회가 시대를 향하고 한국교회 역사의 대로에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구했다.

서울 신길교회(이기용 목사)는 이날 ‘가족 이웃 초청 성탄절 연합예배’를 개최했다. 성도들은 평소 전도하고 싶은 가족과 이웃 등 1800여명을 초청해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했다. 이기용 목사는 ‘하나님께는 영광, 땅에서는 평화’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인류를 위해 죄 없는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대가를 지급하셨다. 성탄절은 하나님의 아들을 우리에게 보내신 아기 예수의 탄생을 예배하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이 25일 성탄 축하예배를 드리는 모습. 강민석 선임기자

한라산이 강단 뒤편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제주국제순복음교회(박명일 목사)도 오전 11시 성탄 감사예배를 드렸다. 박명일 목사는 “성육신의 깊은 뜻은 죄로부터의 구원, 영생, 진정한 광명, 평화, 기쁨에 있다”고 전했다. 예배 후 250여명의 성도들은 식당에서 떡국을 먹으며 교제를 나눴다. 교회는 예배당 입구에 밀감을 준비해 성도들이 자유롭게 가져가도록 했다.

우성규 최기영 서윤경 김아영 기자, 제주=백상현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