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으로 인해 기울어진 대한민국 사회를 어떻게 바로 세울 수 있을까.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는 사회적 갈등의 현주소와 국민적 해법, 한국교회의 역할을 조목조목 짚으며 대안을 제시했다.
소 목사는 1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열린 국민미션포럼에 정세균 국무총리후보자에 이어 두 번째 기조강연자로 등단했다. ‘초갈등사회 예수님이 답하다’를 주제로 강연한 그는 “우리나라 사회갈등지수는 OECD 회원국 중 2~4위이며 이로 인해 연간 246조원에 달하는 갈등비용이 발생된다”며 “초갈등이 지속되면 제2의 IMF 외환위기, 제3의 국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정치권, 국민, 교회를 대한민국 초갈등사회를 해결하는 주체로 꼽았다.
소 목사는 “우선 대통령께서 통합의 문을 더 활짝 열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정치권에서도 갈등 해소를 위해 과감하게 대화합의 조치를 취해달라”며 민관이 공동 참여하는 대통령 직속 갈등조정통합위원회의 조직을 촉구했다. 국민들을 향해서는 “초정치적 초이념적 초정파적 ‘3초(超) 마인드’를 가져 줬으면 좋겠다”고 권면했다.
소 목사는 ‘신앙의 본질과 가치 확립’ ‘연합된 기도’ ‘사회적 기능 발휘’ ‘공동체 사회를 향한 캠페인’을 초갈등사회를 헤쳐 나가기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로 조명했다. 그는 “요즘 일부 기독교 지도자와 교회가 진영논리를 신앙화하는 위험한 발상을 표출하고 때로는 과격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본다”며 “교회마저 진영논리에 빠지거나 편가르기를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경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크리스천들이 보수적 성향을 갖는 게 일반적이지만 성경엔 진보적 가치도 많다”며 “성경이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교회의 선지자적 외침도 촉구했다. 소 목사는 “교회도 시대와 사회 속에 존재하기 때문에 사회적 기능이 있다”며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그 잘못을 따끔하게 지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대와 사회가 교회의 각성을 위해 비판할 때 교회가 반성하고 자성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가장 중요한 건 교회와 사회 간의 합리적 교류와 대화”라고 덧붙였다.
교회 주도의 정치적 집회 참여에 대한 견해도 피력했다. 소 목사는 “교회가 늘 광장으로만 나가면 합리적 대화는 불가능하다”며 “합리적 대화와 소통, 효과적 설득이 우선이고 최후의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광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소 목사는 복음과 율법을 A(아브라함)동기와 M(모세)동기로 비유하며 “복음은 율법을 보호해주고 율법은 복음을 더 세워줘야 한다. 이 둘이 서로 누르려 하고 갈등을 빚을 때 교회가 P(바울)동기를 발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회가 지역사회에 캠페인과 운동, 창조적 문화사역을 통해 탈갈등사회를 향한 해법을 제시하고 포용과 관용 중심의 공동체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