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조혜련 (27) 하나님 존재 부정하던 아들 우주에게도 반전이…

입력 2019-12-20 00:02
딸의 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조혜련 집사(오른쪽)와 아들 김우주군이 함께한 모습.

아들 우주는 어렸을 때부터 SBS 예능프로그램 ‘붕어빵’을 시작으로 나와 함께 방송 활동을 해왔다. 내색하진 않았지만 우주도 마음 깊은 곳에 많은 아픔을 갖고 있었다. 새 아빠를 좋아하고 잘 따라서 대화는 종종 했지만 하나님에 대해선 알려고 하지 않았다.

라면을 끓여놓고 앉아서 식사 기도를 하면 이렇게 말했다. “뭐야! 라면은 라면회사가 만든 건데 누구한테 기도하는 거야! 나무아미타불!” 우주에 맞서 아빠는 이렇게 되물었다. “우주야. 라면의 원재료인 밀가루는 어디서 나왔지? 그 밀의 씨앗은 누가 만들었을까?”

농담처럼 던진 자신의 개그가 심오한 논쟁으로 커지면 우주는 말꼬리를 흐렸다. “아, 몰라요. 너무 깊게 들어가지 말아요.”

우주는 드럼을 배우러 간 학원에서 신실한 크리스천 선생님을 만나 교회에 나가게 됐다. 아직 하나님의 존재에 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도 주일이면 교회에 따라나서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쁘고 대견하다.

가족들이 다 함께 교회에 나가 예배드렸던 날을 잊을 수 없다.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나온 우주는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도 무기가 있네!” “어떤 무기?” “은총!”

얼마 후 우주는 같은 교회에 다니는 자매를 좋아하게 됐다. 믿음이 신실한 자매는 매일 새벽기도에 나왔다. 우주도 새벽에 일어나 자전거를 끌고 교회에 나갔다. 우주는 그 자매가 잘 볼 수 있는 강대상 바로 밑에 무릎을 꿇고 큰소리로 기도했다. 마치 바리새인처럼 좋아하는 누나에게 보여주기 위한 기도였다.

새벽기도를 다닌 지 2주쯤 됐을까. 새벽기도에서 돌아온 우주가 현관에 자전거를 집어 던지며 소리쳤다.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아!” “왜?” “하나님이 존재한다면 2주 동안 새벽기도를 갔는데 그 누나도 나를 좋아해 줘야 하는 거 아냐? 근데 쳐다보지도 않아! 내 기도도 하나도 안 들어주는데 하나님이란 존재가 어디 있어?”

이랬던 우주에게도 반전이 일어났다. 현재 우주는 기독학교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눈도 마주치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늘 삐딱하던 우주의 말과 행동도 달라졌다.

“엄마는 어떻게 그렇게 어려운 성경을 소리 내서 잘 읽어? 일본어 중국어도 잘하고, 영어는 언제 또 배웠어?” 엄마를 칭찬하기 시작했고 꿈꾸기 시작했다.

“우주는 앞으로 어떤 공부를 하고 싶어?”

“나는 공대를 갈 거야. 가서 VR을 개발할 거야.”

“VR 만들어서 뭐 하려고?”

“몸이 아파서 가족들과 제주도를 여행 갈 수 없는 사람에게 제주도를 똑같이 보여주는 그런 VR을 만들고 싶어.”

“우주야! 진짜 너무 멋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어? 우리의 인생에서 성공이 뭘까? 돈 많이 버는 거? 유명해지는 거? 엄마는 다 해봤는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게 아닌 것 같아. 하나님의 존재를 알아갈수록 성경을 읽을수록 더 명확해져.”

가정을 회복시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주님은 부족한 엄마로 인해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우리 아이들을 성경말씀을 통해 치유해 주셨다.

나는 우리 아이들뿐 아니라 다음세대를 위해 성경을 재미있게 설명해 주는 동영상을 만들고 싶다. 아이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꿀처럼 달게 삼켜서 성경을 제대로 알기 원한다. 성경을 통해 다음세대들이 하나님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던 다윗, 사무엘, 다니엘과 같은 인재들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정리=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