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비당권파가 주축이 된 ‘변화와 혁신’ 창당준비위원회가 신당의 이름을 ‘새로운보수당’(약칭 새보수당)으로 정했다. 기존 보수 세력을 대체하고 중도층과 청년층을 끌어안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안철수계 의원들은 ‘중도 확장을 당명으로 막은 셈’이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창당준비위원장은 12일 “새보수당은 이기는 보수다. 올드 보수로는 결코 수권야당이 될 수 없다”며 “수권야당, 이기는 야당,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제1정당이 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야당이 탄생했다는 것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변혁은 대국민 공모를 통해 1860여개 당명 후보를 모은 뒤 내부 토론을 거쳐 최종 결정했다.
새보수당은 청년과 중도층을 주축으로 하되 유승민 의원이 밝혀 온 보수 통합 3대 원칙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유 의원의 3대 원칙은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로 요약된다. 유 의원은 “제가 새누리당을 탈당한 지 3년 됐는데, 그동안 많은 시련을 같이 겪어오신 동지분들이 이 자리에 함께 계시다. 이번 창당은 그렇게 화려하게 시작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우리는 작게 시작해서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개혁보수 신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그는 “젊고 깨끗하고 유능하고 무엇보다 개혁보수에 뜻을 같이할 인재를 추천해주시면 제가 언제든지 만나 대화하겠다”고 했다.
신당 창당에 참여하지 않은 안철수계 의원들은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한 안철수계 의원은 “당명에 보수가 들어간 것은 정치에서 이념의 틀을 깨야 한다고 생각하는 우리들과는 방향이 다르다”며 “21세기에 걸맞은 정당을 만들어야지 이념을 앞세운 이름은 시대와 동떨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향후 안철수계 의원들이 신당 참여 여부를 결정할 때 부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 위원장은 당명 발표 이후 안철수계 비례대표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당명에 대해 양해해 달라. 중도의 의미를 담기 위해 ‘새로운’에 방점을 뒀다”고 말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당명에 보수를 넣은 것이 자유한국당과의 합당을 전제로 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수를 적시한 당명 아래 중도층을 포섭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독자적인 신당보다는 향후 한국당과의 합당에 더 초점을 맞춘 당명 결정이라는 지적도 정치권 주변에서 제기된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