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 정지궤도 미세먼지·적조 관측 위성인 ‘천리안2B호’ 실물이 공개됐다.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천리안2B호는 한반도 및 동아시아 지역의 미세먼지 등 대기환경과 한반도 주변의 적조·녹조 등 해양환경을 관측하기 위한 위성이다. 대기 중의 미세먼지 이동을 처음으로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4일 천리안2A호를 발사한 지 1년 만에 쌍둥이 위성인 천리안2B호를 대전 유성구 항우연 위성시험동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천리안2B호의 정식 명칭은 ‘정지궤도 복합위성 2B호’다. 내년 2월 예정된 발사를 앞두고 현재 항우연에서 금색의 단열재로 덮인 채 마무리 점검이 한창이다. 천리안2B호를 개발하기까지 9년4개월이 걸렸고 총 3864억원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됐다.
천리안2B호는 지구 적도 상공에서 지구의 자전 속도에 맞춰 도는 것으로, 지상에서 보면 항상 같은 자리에 고정된 것처럼 보이는 정지궤도 위성이다. 천리안2A호와 마찬가지로 동경 128.2도의 고도 3만6000㎞에 위치한다. 기상센서가 탑재된 2A호와 달리 2B호엔 해양·환경센서가 탑재된다.
특히 국내 기술로 본체를 설계·조립·시험했다는 것도 천리안2A·2B의 특징이다. 천리안 1호는 프랑스와 공동 개발했다. 쌍둥이 위성 사이에서도 차이점이 있다. 천리안2A호의 기상탑재체는 미국에서 수입했지만, 2B호에 실린 탑재체에는 국내 연구진의 기술이 들어갔다.
천리안2B호는 세계 최초의 정지궤도 환경탑재체와 천리안위성 1호에 비해 대폭 성능이 향상된 해양탑재체를 장착하고 있다.
환경탑재체는 대기 중에 존재하는 미세먼지 등을 관측하기 위한 초정밀 광학 장비다. 동쪽의 일본부터 서쪽의 인도네시아 북부와 몽골 남부까지 동아시아 지역을 관측해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등 20여 가지의 대기오염물질 정보를 생산할 예정이다. 또 미세먼지 등의 이동경로를 추적해 국내 대기환경에 대한 국외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해양탑재체는 적조, 녹조 등 해양재해를 관측하기 위한 장비다. 2010년 발사된 천리안위성 1호보다 해상도(500m→250m)가 4배 향상됐고, 산출 정보(13종→26종)도 늘어났다. 유류사고, 적조, 녹조 등 발생 시 이동을 실시간 관측해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사전 예방활동을 통해 해양환경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오염물질의 해양투기 감시, 해수 수질변화 모니터링 등을 통해 해양환경 보호와 수산자원 관리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천리안2B호는 내년 1월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꾸르 우주센터로 이송돼 발사 준비에 착수한다. 현지에서 발사체 탑재 전 최종 점검을 마친 뒤 내년 2월에 발사될 예정이다. 항우연 측은 내년 2월 18일로 관측하고 있다. 대기환경 정보 제공은 2021년부터, 해양정보 서비스는 2020년 10월부터 개시할 계획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