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수출 완만히 개선… 내년 2.3% 성장”

입력 2019-11-30 04:03

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2.0%, 2.3%로 전망했다. 지난 7월에 내놨던 전망치보다 각각 0.2% 포인트씩 낮췄다. 정부의 재정정책과 수출·투자 환경 개선으로 올해보다는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내년에도 여전히 잠재성장률(2.5~2.6%)를 밑도는 등 ‘낙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은 29일 “재정정책이 확장적으로 운용되는 가운데 설비투자와 수출이 개선되고 민간소비도 내년 하반기 이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경기가 내년 중반부터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외부 기관 예측이 반영된 전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기가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움직임을 보이다가 내년 중반부터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완화하고, IT 업황 개선 등으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도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내년 전망치가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보면 우리 경제성장 모멘텀이 강하다고 볼 수는 없겠다”고 말했다.

이런 한은의 진단은 국책연구기관의 판단과 비슷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한은과 같은 수준인 2.3%로 예측했다. KDI는 “소비와 투자(내수) 모두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하고, 수출 부진도 한국 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등의 대외 여건이 더 나빠지지 않을 전망이라 올해 경제성장률보다는 소폭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 내다봤다.

산업연구원도 내년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세계경기 둔화세가 진정되고 반도체 업황 개선 등이 기대되기는 하지만, 여전히 대외 불확실성이 존재해 수출이 소폭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