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스9’ 이소정 기자 “과감한 변화와 선택 주목해 달라”

입력 2019-11-28 04:07
지상파 첫 여성 메인 앵커로 발탁된 이소정 KBS 뉴스9 앵커. 그는 “단순히 앵커만 바뀌는 게 아니다. 보도국 전체가 치열한 성찰과 변화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

지상파 최초로 여성 메인뉴스 앵커가 된 이소정(43) KBS 기자가 27일 “과감한 변화와 선택이 주는 메시지에 주목해 달라”며 “시청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앵커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KBS는 최근 주요 뉴스들을 새 단장하면서 이 기자를 ‘뉴스9’의 앵커로 발탁했다. 중년 남성 기자가 주요 뉴스를 전하고 젊은 여성 아나운서가 연성 기사를 전달해 왔던 낡은 뉴스 관행을 부순 것이다. 최근 독도 헬기 추락사고 영상 미제공 논란 등 잇따라 몸살을 앓았던 KBS의 혁신을 위한 첫 단추이기도 하다.

이 앵커는 이날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메인 앵커 발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곱씹어보니 시청자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절실함과 몸부림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또 “앵커 때문에 뉴스가 한 번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갈 수 있다고 본다”며 “정보의 홍수 속에서 KBS가 공영방송으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앵커는 2003년 KBS에 입사해 사회부와 경제부, 탐사제작부 등 현장을 두루 거쳤다. 멕시코 반군 사파티스타를 현지에서 전 세계 단독으로 취재하며 2006년 ‘올해의 여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 ‘아침뉴스타임’과 ‘미디어비평’을 이끌며 방송 진행 능력도 검증받았다.

지난 25일부터 뉴스9을 이끌고 있는 이 앵커는 “친절하게 뉴스를 전하고 싶다는 마음에 딱딱한 문어체 멘트를 구어체로 바꿨다. 시청자와 대화하는 앵커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이 앵커를 선택한 건 여성이어서가 아니라 앵커로서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이 앵커는 엄밀한 뉴스를 요구하는 미디어 환경 속 새로운 저널리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앵커와 뉴스를 이끌 남성 앵커로는 최동석 아나운서가 선발됐다. 2004년 KBS에 입사한 최 앵커는 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박지윤의 남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어깨가 무겁고 걱정도 된다”며 “과거 이 앵커와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옆에서 잘 돕겠다”고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