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 강진… 14명 사망·600여명 이상 부상

입력 2019-11-27 04:05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발칸반도에 위치한 알바니아에서 26일(현지시간)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14명이 숨지고 6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 BBC 등은 발칸반도 남부 전역에서 진동을 느낄 수 있는 강력한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고 수차례 여진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은 오전 4시쯤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에서 북서쪽으로 30㎞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알바니아와 가까운 이탈리아 남동부 풀리아·바실리카타주 등에서도 진동이 감지될 정도로 강력한 지진이었다. 진앙과 가까운 두러스 해변과 투마너 등지는 무너진 건물과 부서진 자동차들로 폐허가 됐다.

지진 희생자의 대부분은 건물이 무너지면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사람들이 깊이 잠들어 있는 시간에 강진이 발생해 인명 피해가 더 컸다. 적어도 세 채 이상의 아파트가 지진으로 무너진 것으로 전해졌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상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첫 지진 후에 발생한 여진들도 규모 5.1~5.4 사이의 비교적 강한 지진이라 많은 주민들은 건물 밖에서 공포에 떨어야 했다.

현지 TV방송에는 주민들이 굴착기로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와 철근 등을 치운 뒤 어린 소년을 구출해내는 장면이 포착됐다. 한 구조대원은 현지 언론에 “사망자 중 한 명은 노파로 손자를 몸으로 감싸 간신히 구해냈지만 그 자신은 숨졌다”고 말했다.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피해 지역에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탈리아와 그리스, 터키 등 이웃 국가들에도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고 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재난대응 전담 소방구조대에 출동 명령을 내렸고, 터키도 구조대와 의료진을 파견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도 지원에 나섰다. 군인 400여명과 경찰 1000여명, 의료진 등이 현장에 투입돼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티라나에는 한국 교민 80여명이 살고 있는데 현재까지 교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바니아 당국은 이번 지진이 지난 30여년간 자국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규모의 지진이라고 밝혔다. 알바니아에서는 지난 9월에도 이번 피해 지역과 거의 같은 위치에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해 100여명이 다치고 500채 이상의 가옥이 파손됐다.

알바니아에 이어 오전 10시20분쯤에는 이웃 국가인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 인근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났지만 인명·재산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