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내년 1학기부터 성적장학금을 폐지하고 성적 우수자에게 우등상의 일종인 ‘딘스 리스트(Dean’s list)’를 발급하기로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부정 수급 논란이 불거진 교외장학금은 지급 방식과 과정을 투명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대 대학본부는 2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정관에서 ‘성적장학금 폐지 관련 학생 공청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정효지 학생처장은 “실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경제활동 때문에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자료를 통해 확인해 성적장학금 폐지를 결정했다”면서 “대신 성적 우수자에게 딘스 리스트를 발급하고 학적부에 기재해 취업과 대학원 진학 등에 보탬이 되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딘스 리스트는 미국 등 북미의 주요 대학이 도입한 표창 개념의 명예상이다. 국내에서도 고려대 서강대 등이 성적장학금을 폐지하고 도입했다. 카이스트는 성적장학금이 있지만 별도로 딘스 리스트를 발급해 교수와 식사자리를 갖게 하는 등 혜택을 준다. 서울대는 앞서 기초생활수급자~8분위 학생의 등록금을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학생 40여명은 저소득층 학생 지원 방안에 공감하면서도 산정 방식에 한계가 있는 한국장학재단 소득분위를 기준으로 삼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한 학생은 “9~10분위 학생에게 수혜 기회 자체를 없애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 처장은 “300여개의 외부재단 장학금이나 근로장학금 등을 통해 9~10분위 학생이 장학 수혜에서 배제되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답변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전체 장학금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교외장학금은 대학본부가 누가 언제 받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재단들과 상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