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23일 0시)가 임박한 가운데 22~23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아직 일본행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강 장관의 G20 외교장관회의 참석 여부는 정해진 게 없다. 강 장관이 가거나 이태호 2차관이 갈 텐데 아직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22일에는 회의 참석자들의 만찬이, 23일엔 주요 회의들이 예정돼 있다. 22일 오전 중에 강 장관의 참석 여부를 결정해 움직여도 된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 준비 중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오는 25일부터 부산에서 개최되는 것이 강 장관의 방일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큰 외교 행사를 눈앞에 두고 주무부처 장관이 자리를 비우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강 장관이 22일 방일한다면 지소미아 종료 직전이나 직후에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회담할 것으로 보인다. 지소미아 종료 직전에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열린다면 막판 협의를 통해 상황의 반전을 꾀할 수도 있다.
한국 정부는 수출 규제에 관한 일본의 태도 변화 없이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해 결국 지소미아가 종료된 뒤 한·일 외교장관이 만난다면 ‘포스트 지소미아’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소미아가 종료돼도 양국 간 안보협력에 관한 의견 교환은 이뤄질 수 있다.
미국에선 이번 G20 외교장관회의에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과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참석한다. 스틸웰 차관보는 지난 19일, 설리번 부장관은 21일 일본에 도착했다.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미 국무부 고위급이 방일한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특히 이달 초 방한해 외교·안보라인 핵심 인사들을 두루 만나 지소미아 유지를 압박했던 스틸웰 차관보가 일본 측과 협의에 나설지 주목된다. 강 장관이 방일할 경우 한·미·일 3국의 지소미아 관련 막판 협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