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의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을 놓고 시당국과 시민들 사이에 형평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전주시가 이 부지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개발키로 하자, 시민들은 “종합경기장 재개발은 왜 이런 과정없이 밀어붙이냐”고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효자동 옛 대한방직 부지의 개발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시민공론화위원회를 구성 운영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위원회는 내년 하반기까지 대한방직 부지의 개발 방향에 대한 실질적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논의 과정은 사전회의를 시작으로 1차 시민의견 수렴(여론조사)과 토론참여단 확정, 심층토론회 개최, 2차 시민의견 수렴 등의 절차로 이뤄진다.
신시가지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는 이 부지는 현재 ㈜자광 소유다. ㈜자광은 지난해 11월 23만565㎡부지에 공동주택 3000가구와 복합쇼핑몰, 높이 430m의 타워, 호텔 등을 건립하는 제안을 했지만, 전주시는 도시기본계획에 부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수용불가’ 결정을 내렸다.
반면 전주시는 시내 중심에 있는 종합경기장(12만여㎡) 개발사업은 공청회 한번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 9월 전주종합경기장 부지재생 기본구상 용역을 시작했다. 내년 9월까지 기초조사, 도입시설과 운영계획, 건축 가이드라인, 공간배치, 교통·조경, 수요예측 등을 종합 검토할 계획이다.
그러나 경기장 부지 일부를 롯데쇼핑에 넘겨 컨벤션센터 건립 뒤 기부채납하게 하는 대신 백화점 부지를 최장 99년까지 임대해 주는 계획을 포함시켜 시민단체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80여개 단체로 구성된 ‘모두를 위한 전주종합경기장 시민회의’는 재벌에 엄청난 특혜를 주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당초 김승수 시장의 약속대로 시민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관계자는 “전주시가 시민참여단을 구성해 여론을 수렴한다고 하나 말 그대로 참고만 할 뿐 구속력이 전혀 없는 방안”이라며 “전북도민의 성금으로 지어진 종합경기장은 공론화를 통해 개발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