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 이병규 등 역대 굵직굵직한 베테랑들이 풀려나온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에서 또 한명의 거물급 선수가 이적했다.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2루수라는 평가를 받는 정근우(37)가 LG 트윈스로 향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2019 2차 드래프트를 열었다. 2차 드래프트는 현 소속 구단에서 출장 기회가 적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확대해주는 취지로 2년마다 열리며 각 구단 40인 보호명단에 들지 못한 선수가 대상이다.
정근우는 2005년 SK 와이번스에서 데뷔해 9년간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한화 이글스로 이적해 4년간 올스타급으로 활약했다. 2017시즌 후에도 FA자격을 재취득해 2+1년 총 35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잔류했다. 올 시즌에는 부상과 부진으로 2011시즌 이후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출장에 실패했다. 정근우는 올 시즌 주로 외야수와 1루수로 출전해 타율 0.278(277타수 77안타) 3홈런 8도루를 기록했다. 통산타율인 0.303에도 못미쳤다. 결국 한화의 40인 보호명단에 들지 못한 정근우는 2라운드에서 LG의 선택을 받아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하지만 주루센스와 타격은 아직 평균 이상이라는 평이다. LG는 “팀 내야진 보강에 도움이 되고 정교한 우타자로서 타선에 활용도가 높다”고 정근우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류중일 LG 감독이 그를 강력히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1루수 채태인(37)의 이름도 눈에 띈다. 2라운드에서 SK의 지명을 받은 채태인은 올 시즌 타율 0.252(167타수 42안타) 5홈런으로 타격감이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타율 0.293 15홈런을 기록한 만큼, 반등에 성공할 경우 SK 타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SK는 1라운드에서 KIA 타이거즈의 계투 김세현(32)을 지명하는 등 즉시 전력용 선수들을 지명하며 2020시즌 우승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9.72로 크게 부진했던 키움 히어로즈의 이보근(33)은 1라운드에서 KT 위즈의 선택을 받았다.
이번 2차 드래프트는 역대 최소인 18명만 이름이 불렸다. 그러나 지난 4번의 2차 드래프트에서 도합 19명을 타 팀으로 보낸 두산 베어스는 이번 드래프트에서도 4명이 빠져나가 출혈이 가장 많았다. 외야수 정진호와 좌완 이현호(이상 한화), 사이드암 변진수(KIA), 우완 강동연(NC 다이노스)이 두산의 품을 떠났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