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공유주방 기업 ‘키친타운’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러스티 슈왈츠가 한국을 찾았다. 국내 최초 공유주방 업체 ‘위쿡’이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외식산업의 글로벌 트렌드에 대해 논의했다. 슈왈츠 CEO는 공유주방 업체가 사업자의 사업적 성공뿐 아니라 지속가능성, 건강 등 사회적 목적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일 서울 종로구 위쿡 사직지점에서 ‘실리콘밸리 푸드 전문가들, 글로벌 트렌드와 디자인씽킹을 말하다’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는 슈왈츠 CEO를 비롯해 케빈 유 사이드 셰프 창업자 겸 CEO,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 등 업계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섰다.
슈왈츠 CEO는 공유주방 업체가 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갖고 외식사업자들을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뚜렷한 방법론을 갖고 사업자들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게 R&D, 제조, 제품화 등 모든 과정을 도와야 한다고도 말했다. 슈왈츠 CEO는 “푸드메이커(외식사업자)들이 이런 사업 왜 하는가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키친타운에는) 생물학적 다양성, 건강, 지속가능성 등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푸드메이커들이 있다”고 말했다.
슈왈츠 CEO는 키친타운을 이용해 사업 모델을 성공시킨 업체들도 예로 들었다. 맥주 양조장에서 남은 곡물 찌꺼기를 활용해 그라놀라 바를 만들어 온 업체 ‘리그레인드(ReGrained)’, 비건 식품 제조 업체에서 출발해 유통 업체로 발돋움한 ‘헝그리루트’ 등이 키친타운을 거쳐 갔다.
푸드 테크가 갑자기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식음료산업의 쏠림 현상을 문제로 지적했다. 슈왈츠 CEO는 “10여개 글로벌 회사가 세계 ‘푸드’ 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고, 이 제품들은 5개의 동물성 단백질, 12개의 식물 등 제한된 재료로 만들어진다”며 “이런 식으로는 혁신이 일어날 수 없으므로 새로운 것을 만드는 회사에 돈이 몰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위쿡의 제안으로 준비됐다. 위쿡이 직원, 고객사와 함께 조촐하게 진행하려던 것이 판이 커졌다. 위쿡은 당초 30~40명이 참석할 것을 예상했지만, 업계 관계자와 외식사업자 등 2배 가까이 참석했다. 최근 차세대 푸드테크 공유주방에 대한 높은 관심이 실감 나는 대목이다.
김기웅 위쿡 대표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F&B업계가 생각보다 더 빠르게 바뀐다고 느꼈다”며 “불과 4년 전까지 신선식품 온라인 판매를 생각하기 쉽지 않았는데 이제는 너무 자연스러워졌다. 급변하는 생태 내에서 매우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