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건아·이대성 품은 KCC, 극강의 드림팀 떴다

입력 2019-11-12 04:05

한국프로농구(KBL) 무대에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볼 법한 드림팀이 탄생했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이정현과 올 시즌 국내선수 득점 1위(평균 16.4점) 송교창이 지키던 전주 KCC가 지난 시즌 각각 외국인선수상과 챔피언결정전 MVP를 받은 라건아, 이대성을 영입했다. 나아가 국내 플레이에 최적화됐다는 평을 들은 외인 찰스 로드까지 품에 안았다. KCC는 주전 라인업이 국가대표급으로 구성됨으로써 단숨에 리그 절대 1강 수준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는 평이다.

현대모비스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라건아와 이대성을 내주고 KCC의 리온 윌리엄스, 박지훈, 김국찬, 김세창을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KCC는 트레이드 발표가 난 직후 “기존 외국인 선수 조이 도시를 찰스 로드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KCC는 지난 시즌 득점왕 제임스 메이스와의 계약이 개막 직전 불발되며 외국인 선수 구상이 흔들렸다. 윌리엄스(14.5득점 9.9리바운드)가 궂은 일을 도맡긴 했지만 메이스만큼의 파괴력은 없었다. 이로 인해 ‘돌아온 승부사’ 전창진 감독의 번뜩이는 용병술과 득점 1위 송교창, 3위 이정현(15.5득점)의 활약으로 리그 3위(8승 5패)까지 올랐지만 1·2위인 서울 SK(10승 3패)와 인천 전자랜드(9승 4패)에 비해 다소 처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런 KCC는 이날 폭풍 영입전을 통해 단숨에 2% 부족한 부분을 메웠다. 라건아는 신장제한이 철폐된 올 시즌에도 여전히 리그 득점·리바운드 1위(24.4득점, 14.9개)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여기에 한번 터지면 막을 수 없는 득점력과 개인기를 갖춘 이대성의 가세는 KCC의 공격을 다변화할 전망이다. 라건아와 이대성은 최근 3경기에서 각각 평균 29득점과 20.3득점을 기록하며 현대모비스의 3연승을 이끌 정도로 득점력에 물이 올랐다.

KBL서 잔뼈가 굵은 로드도 상대 코트진을 휘저을 역량이 있는 선수다. 로드는 KBL에서 데뷔할 2010-2011시즌 부산 KT에서 전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KCC 복귀도 2년 만이어서 감독과 선수들과의 적응과 호흡에 문제가 없다. 지난 시즌 전자랜드에서 평균 18점·9.1리바운드를 기록, 교체된 도시(6.1점, 8.6리바운드)의 성적을 압도한다.

관건은 포인트가드 역할을 양분할 이정현과 이대성의 공존 여부다. 이정현과 이대성 모두 공을 쥔 채 뛰는 시간이 많다. 전 감독이 둘의 조합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팀의 시너지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반면 디펜딩챔피언 현대모비스는 뜻밖의 트레이드를 통해 일찌감치 미래 포석을 짜기 시작했다. 6위인 현대모비스는 당장은 핵심 선수들이 빠지면서 플레이오프 진출도 장담할 수 없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양동근(38), 함지훈(35)이 선수 인생 막바지에 접어든 터여서 김국찬(23), 김세창(22)의 성장이 중요해졌다. ‘만수’로 불리는 유재학 감독이 어떻게 세대교체와 팀 성장을 접목할 지가 관심사가 됐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