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당이 원한다면 놓아드려야”… 李 총리 포함 개각 시사

입력 2019-11-11 04:01
노영민(가운데) 대통령 비서실장이 10일 청와대에서 정의용(왼쪽)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세 실장은 외교·안보와 경제, 인사정책 등 후반기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서영희 기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10일 내년 총선 전 개각 및 청와대 개편과 관련해 “당에서 요구하고 본인이 동의한 분들에 대해서는 저희가 놓아드려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공석 중인 법무부 장관 이외에 이낙연 국무총리 등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총선 출마를 위한 개각을 시사한 것이다. 총선에 나가기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은 내년 1월 16일이다. 후임 총리·장관 후보자 지명과 국회 인사청문회 등 소요 시간을 감안하면 늦어도 다음 달 중순 개각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후반기가 시작하는 첫날인 이날 청와대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과 ‘3실장’ 합동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노 실장은 간담회에서 “현재 공석인 법무부 장관 인선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이 총리를 포함한 ‘플러스 알파’ 개각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총선 전 이 총리의 당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총리 외에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총선 출마 희망자로 거론된다. 노 실장의 발언은 청와대 참모들의 총선 출마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어서 청와대 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노 실장은 문재인정부 전반기 동안 가장 아픈 대목으로 ‘일자리’를 꼽았다. 노 실장은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가장 깊이 연결돼 있는 건 일자리”라며 “지표상으로는 조금 개선된 부분이 많지만 그럼에도 체감 성과가 낮은 게 현실이라서 이 부분이 좀 아프다.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노 실장은 모두발언에서도 “전반기가 대한민국의 틀을 바꾸는 전환의 시기였다면 후반기는 전환의 힘을 토대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도약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이제는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정부의 정책이 밥 먹고, 공부하고, 아이 키우고, 일하는 국민의 일상을 실질적으로 바꾸어내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 실장은 오는 23일 0시에 종료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해 “일본이 안보협력상 신뢰를 상실해 (한국에 대해) 수출통제 조치를 했다고 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지소미아를 연장할 수 없었던 점은 우리 국민들이 다 이해해주실 것”이라며 “한·일 관계 정상화가 있다면 우리 측은 지소미아를 정상화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일본이 먼저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해야 한국도 지소미아 연장을 검토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다만 정 실장은 “문 대통령께서 누차 말씀하신 것처럼 한·일은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로서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할 동반자 관계”라며 한·일 관계가 생산적인 방향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