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10명중 6명 “올해 김장 대신 포장김치 구입할 것”

입력 2019-11-07 21:03

고된 노동 탓에 김치 담그기를 포기하는 가정이 계속 늘고 있다. 올해는 배춧값도 치솟으면서 포장김치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포장김치 시장은 최근 빠르게 커지는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포장김치 브랜드 ‘종가집’을 판매하고 있는 대상은 김장 계획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4.9%가 김장 포기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지난달 14일부터 일주일간 종가집 블로그에서 주부 31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김장 계획이 없는 주부 중 김장 대신 포장김치를 구입하겠다는 답변은 58%였다. 2016년 38%에서 3년 만에 20% 포인트 상승했다. 대상은 “전 연령대에서 김장을 하는 것보다 포장김치를 사 먹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형성됐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뒤늦게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영향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김장 재료의 가격이 폭등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여전히 김장이 ‘주부’들에게만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장 경험이 있는 주부들에게 ‘김장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느냐’는 질문에, 75.1%가 ‘고된 노동과 김장 후유증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실제로 노동강도는 김장을 경험해 본 주부 4명 중 1명(24.8%)은 김장 후유증으로 인해 병원을 방문했을 정도로 심했다.

김치는 직접 담가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비교적 강했던 5060세대의 인식도 변하고 있다. 50대 이상 응답자 중 ‘포장김치를 이용하겠다’는 응답자는 76%로 지난해(61%)에 비해 15% 포인트 증가했다.

배추 가격이 오르면 포장김치 생산업체도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김장을 포기하고 포장김치를 소비자가 더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포장김치 시장 전체 매출은 2014년 1412억원에서 지난해 2526억원으로 79% 성장했다.

시장이 성장하면서 전통의 강자인 대상 종가집 매출은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후발주자인 CJ제일제당 비비고도 빠른 속도로 뒤를 쫓고 있다. 주로 대형유통업체 포장김치 자체브랜드(PB)를 생산하는 아워홈도 포장김치 매출이 증가세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