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일꾼들이 나와 손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크게 질책했다고 노동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최근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현지 지도하면서다. 당 창건 75주년이자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종료되는 2020년이 다가오면서 김 위원장이 성과에 안달하는 모습이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새로 개건하고 있는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현지 지도하면서 공장의 면모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며 기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어 김 위원장이 일부 결함 등을 이유로 당 관계자들을 질책한 사실을 전하는 데 지면의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당에서 구상한 대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일부 결함도 있다. 외부 벽체 타일면의 평탄도가 보장되지 않고 미장면이 고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어째서 (마감 공사를 위한) 기능공 노력(勞力·노동력)을 추가 동원시키는 문제까지 내가 현지에 나와 직접 요해(파악)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게끔 일들을 무책임하게 하고 앉아 있는가”라며 “당 중앙위원회 일꾼들이 나와 손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이 경제 성과와 관련해 시간에 쫓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 창건 75주년이자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끝나는 해인 2020년이 코앞에 왔는데, 주민들에게 보일 결과물이 마땅치 않자 당 관계자들을 다그친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내년도 당 창건일은 북한이 중시하는 정주년(0또는 5로 꺾어지는 해)인 터라 김 위원장으로서는 경제적 성과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난달 제13호 태풍 ‘링링’으로 큰 피해를 본 데 이어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확산되면서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도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김 위원장이 우회적으로 답답한 자신의 속내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
현지 지도에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등이 함께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