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감원장 “DLF는 도박상품… 금융사가 책임져야”

입력 2019-10-22 04:05

윤석헌(사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를 일으킨 파생결합펀드(DLF)에 대해 “갬블(도박) 같은 것”이라며 “금융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지성규 행장 지시로 만든 DLF 판매 관련 내부자료를 금감원 검사 직전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DLF 상품에 대해 “기초자산인 독일 국채금리 등이 떨어지면 투자자가 손실을, 올라가면 투자자가 수익을 얻는 구조인데 (이런 상품이) 국가경제에 도움될 게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도박성 짙은) 부분에 대해 금융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 소비자 보호 측면으로 봐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김동성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날 국감에서 KEB하나은행이 금감원 검사 전에 지운 파일에 대해 “지 행장이 지시해 작성한 손해배상 관련 1, 2차 전수조사 파일”이라며 “저희(금감원)가 발견하기 전까지 은닉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금융보안원과 함께 KEB하나은행이 삭제한 자료를 디지털 포렌식 작업으로 대부분 복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공짜 점심’은 없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DLF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은 위원장은 “부동산 관련 질의에 답하면서 (부동산) 투자 등의 손실을 정부가 책임질 수 없고, 투자자들도 (손실을) 유념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은 위원장과 윤 원장은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로 논란이 된 사모펀드를 두고 “내부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사모펀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요건에 안 맞는 회사는 등록 취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회사 직접 퇴출은 여러 절차가 있으니 금융위와 협의하겠다”고 했다. 은 위원장도 “사모펀드 운용사의 내부 통제를 강화하겠다”며 “자본잠식이나 기준 요건에 안 맞는 부분(운용사)은 법에 따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잘못된 관행은 지도하겠다”고 답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