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문을 연 장수 패션 브랜드 빈폴이 30년 만에 새 단장을 했다. 빈폴은 1960, 70년대 한국의 멋을 ‘복고’와 ‘뉴트로’ 형식으로 브랜드에 담아 리뉴얼했다.
삼성물산은 15일 인천 동구 일진전기 공장에서 브랜드 리뉴얼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정구호 삼성물산 패션부문 고문은 “빈폴 리뉴얼의 목표는 빈폴의 노화를 늦추고 전 세대에 걸쳐 많은 관심을 받는 ‘핫한 브랜드’라는 인지도를 얻는 것”이라고 소개했다(사진).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빈폴의 상징인 ‘페니 파싱’(앞바퀴가 큰 초창기 자전거) 모양 로고다. 자전거 바퀴살을 없애고 자전거에 탄 사람도 중절모 쓴 신사가 캡 모자를 쓴 젊은 남성으로 바뀌었다. 로고도 기존에 있던 영문 폰트에 특별히 자체 제작한 한글 폰트를 더했다.
빈폴 매장도 새 로고와 함께 새 단장을 한다. 삼성물산이 일진전기 공장터에 마련한 시범 매장에는 1960, 70년대 한국 건축물 양식이 차용됐다. 마루와 나무 천장, 유리, 조명 등을 이 시대 감성에 맞춰 재구성했다.
빈폴은 론칭 시기인 1989년 3월 11일에서 따온 브랜드 ‘팔구공삼일일(890311)’ 라인을 출시했다. 팔구공삼일일 라인은 밀레니얼세대를 겨냥해 만들었다. 정 고문은 “기존의 빈폴은 국민 브랜드로 통하지만 지금 빈폴과 소통이 덜 되는 밀레니얼세대를 위해 만든 라인”이라고 설명했다.
팔구공삼일일에는 한국의 대표 꽃인 오얏꽃을 상징화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공장 노동장, 버스기사, 택시기사 등이 입던 작업복과 럭비선수들이 입었던 운동복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들이 특징이다. 빈폴은 해외에도 팔구공삼일일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를 열어 리뉴얼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과 베트남은 물론 북미, 유럽까지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포부를 밝혔다.
빈폴은 또 지속가능 브랜드로서 친환경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폐페트병과 어망 등을 사용한 다운과 패딩 상품을 내년 1월 새롭게 내놓는다. 또 친환경적인 소재를 활용한 문구, 필기구, 향초 등 라이프스타일 상품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