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쿠르드족 지역 공습… 기독인들 피해

입력 2019-10-16 00:02
쿠르드족에 대한 터키군의 군사작전 개시 사흘째인 지난 11일(현지시간) 시리아 국경도시 탈 아브야드 주민들이 트럭에 가재도구 등을 싣고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시리아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쿠르드족 지역을 침공한 터키군에 맞서 싸우기 위해 파병을 결정한 가운데 쿠르드족 자치구에 거주하던 기독교인이 터키군의 폭격으로 사망했다고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와 CT 한국판이 보도했다.

CT는 ‘인 디펜스 오브 크리스천’(IDC)의 보고서를 인용해 “시리아 북동부에 거주하는 3명의 크리스천이 터키군 공격으로 사망했다. 카미실리에 사는 기독교인 부부와 라스 알 아인 거주 기독교인 한 명”이라고 전했다. IDC는 미국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중동 크리스천 보호를 위한 국제적 비영리단체이다.

터키군은 지난 9일 쿠르드족 자치구를 공습한 데 이어 밤에는 국경을 넘어 네 개 지점을 통해 지상군을 투입했다. 12일에는 유프라테스강 동쪽에 있는 쿠르드 자치구의 요충지인 라스 알 아인을 점령했다.

CT에 따르면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자치구에는 다양한 민족이 살고 있다. 쿠르드족을 비롯해 아랍인 시리아인 아시리아인 아르메니아인 튀르크인 체첸인 등이다. 쿠르드 자치정부 최고지도자 중 한 명인 산하리브 바르솜은 아시리아계 기독교인이다.

쿠르드족 거주민들은 지난해 3월 ‘올리브 가지 작전’을 통해 터키군이 쿠르드족 자치구인 아프린을 공격했을 때와 같은 사태가 벌어질 것이란 우려로 공포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 주민 압둘 라흐만 하산씨는 “당시 우리의 유산이 공격을 받았고 시가지는 파괴됐다. 마을은 약탈당했고 여성과 아이들은 인질로 사로잡혔다. 교회당은 파괴됐고 신자들은 체포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복음주의자들과 중동 크리스천들은 쿠르드족을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빌리그레이엄전도협회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지난 9일 트위터에 “쿠르드족은 시리아 내에서 이슬람국가(IS)에 대항해 승리했던 사람들”이라며 “쿠르드족의 보호를 받았던 현지 기독교인들을 위해 기도하자. 그들이 전멸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기도하자. 수천 명의 생명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적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