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5학기 채점표 사라졌다더니 “보존기한 내 자료 모두 분실”

입력 2019-09-27 04:05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가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 상자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아들(23)이 재학 중인 연세대가 그의 대학원 입시 서류가 사라진 경위를 두고 계속해서 말을 바꾸고 있다. 처음엔 조씨가 입학한 2018년 1학기를 포함해 이전 2년 치 서류가 없어졌다고 했다가 다시 서류 보존기한 내 모든 입학생 서류를 분실했다고 정정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26일 “대학원이 다시 확인한 결과 2015년 2학기부터 2018년 1학기까지 정치외교학과 모든 입학생의 심사위원별 개별 서류와 면접평가 점수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입학 관련 서류는 4년간 보관하는 게 학교 규정이지만 자료가 사실상 통째로 없다는 것이다.

연세대는 지난 23일 검찰 압수수색 때 조씨의 입학 서류 일부가 사라진 사실이 확인되자 “2016~2018년 1학기 입학자 전원의 채점표가 사라졌고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했다. 당시 압수수색 전까지 서류 분실 사실을 몰랐다고 한 학교 측은 전날엔 지난 7월 교육부 감사 과정에서 이를 알았다고 했으나 이날은 지난달 국회 요청에 따른 자료 확인 과정에서 알게 됐다고 번복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 7월 연세대 종합감사 때 일부 대학원의 입시 서류가 규정대로 보존돼 있지 않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며 “이달 말까지 서류 관리 실태 전수조사를 마칠 것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연세대는 이날 대책회의를 했다.

조씨는 2017년 2학기 연세대 대학원에 지원했다 떨어지고 2018년 1학기 재지원해 합격했다. 조씨는 대학원 입시 때 고교생이던 2013년 서울대 법학연구소 산하 공익인권법센터에서 한 인턴십 활동증명서를 제출했는데, 서울대는 관련 활동 기록이 없다고 밝혀 부정입학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