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증오·혐오·가짜뉴스가 공정한 언론 해쳐”

입력 2019-09-19 04:06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경없는 기자회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사무총장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생각이 다른 사람들 간의 증오와 혐오, 너무나 빠르게 확산하는 가짜뉴스와 허위정보가 공정한 언론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 의혹을 두고 정치권이 상대 진영의 주장을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비난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언론관을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경없는기자회(RSF)의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사무총장과 만나 “언론 자유야말로 민주주의의 근간이자 기본”이라며 “언론이 역할을 다할 때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광고 자본의 문제, 속보 경쟁, 그리고 서로 아주 극단적인 입장의 대립 등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진실에 바탕을 둔 생각과 정보들이 자유롭게 오갈 때 언론의 자유가 진정으로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실에 기반한 공정한 언론이 사회 구성원의 신뢰를 높일 것으로 믿는다”며 “국경없는기자회가 언론이 공정한 역할을 다하도록 계속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1985년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기구다. 한국 대통령이 국경없는기자회 대표단을 만난 것은 처음이다. 들루아르 사무총장은 2017년 6월에 이어 지난 6월 청와대에 서한을 보내 접견을 요청했다.

들루아르 사무총장은 접견에서 2년 전 문재인정부가 2022년까지 언론자유지수를 30위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한 점을 언급하며 “한국이 지난 10년 동안 언론자유에 있어서 힘든 시기를 가졌는데, 약속대로 한국 언론 환경에 많은 개선이 있었다”고 말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하는 언론자유지수에서 한국은 2016년 70위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43위, 올해 41위로 상승했다.

문 대통령은 국경없는기자회가 추진하는 ‘정보와 민주주의에 관한 국제선언’을 지지한다며, 선언 이행을 위한 정부 간 협의체인 ‘정보와 민주주의를 위한 파트너십’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 선언은 언론의 자유, 독립, 다양성, 신뢰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원칙을 담고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