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요 석유시설과 유전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은 것과 관련해 15일(현지시간) 미국이 군사 공격을 감행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의) 범인이 누군지 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검증(결과)에 따라 장전 완료된(locked and loaded) 상태”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8월 북한의 괌 기지 타격 엄포 때에도 이 표현을 사용해 군사적 대응을 경고한 바 있다.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마크 더보위츠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공격에 무력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승인했다. 사우디의 원유 생산 차질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는 전략비축유의 방출을 승인했다”며 “(방출량은) 필요할 경우 시장에 충분히 공급될 수 있는 충분한 양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텍사스와 다른 여러 주에서 현재 허가 과정에 있는 송유관의 승인을 신속히 처리할 것을 모든 관련기관에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전락비축유 보유량 6억6000만 배럴을 사용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람코의 석유시설 2곳의 가동 중단과 관련 ‘이란 책임론’을 이어갔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폭스뉴스에 “이란 정권은 세계 에너지 공급에 필수적인 민간 지역과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익명의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ABC뉴스에 “이란이 순항미사일 10여발과 드론 20기를 동원해 사우디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정부가 “미국 주장은 전적으로 근거 없다”고 반발하며 공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친이란 성향 예멘 후티 반군은 재차 자신들이 이번 공격의 배후임을 자처했다. 반군의 고위 인사는 16일(현지시간) 이란 타스님뉴스에 “미국이 겁쟁이처럼 다른 곳(이란)에 책임을 돌린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며 “우리는 사우디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멘 반군의 야흐야 사레아 대변인은 추가 공격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 석유시설에 있는 외국인과 외국 기업들은 지금 당장 떠나야 한다. 그곳은 여전히 우리 표적이고, 언제든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