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엔젤자본이 되다!’… 경남도, 전국 첫 창업투자사 설립

입력 2019-09-10 04:07
김경수(가운데) 경남도지사가 9일 경남도청 회의실에서 전국 지자체 최초로 ‘㈜경남벤처투자’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출자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지방자치단체가 ‘엔젤자본’이 됐다. 경남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직접 자본금을 지역 기업과 함께 투자해 ‘창업투자회사’를 설립키로 한 것이다. ‘광주형’ ‘구미형’ ‘울산형’ 일자리가 대형기업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라면, 경남도의 변신은 지자체가 직접 첨단 스타트업·벤처기업을 찾아 미래성장의 동력을 발굴하는 새로운 모델이라 할만하다.

경남도는 9일 도정회의실에서 김경수 지사와 한철수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등 출자자 10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남벤처투자’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창투사는 47억원의 자본금으로 출범하고, 내년 200억원 규모의 창업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갖고도 자금조달 문제로 제품 개발과 유통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경남지역 벤처기업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협약서에는 국내·외 유망기업의 발굴 및 투자·유치사업, 중소·벤처기업의 육성을 위한 투자조합의 결성 및 운영, 도내 기업에 대해 일정비율 이상을 투자 등 지역성과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협력사항이 담겼다. 10월 출범하는 경남벤처투자는 지역 경제계가 주도적으로 대주주인 전문투자자를 직접 공개 모집으로 선발해 설립되는 전국 최초의 창업투자회사다.

경남도 산하기관인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가 4억원, NH농협은행·BNK경남은행이 각각 5억원, 창원상공회의소·센트랄·범한산업·삼천산업 등 도내 기업이 각각 5000만원, 정영화 대호테크인 대표가 개인명의로 3억원, 대한제강이 28억원 등을 출자한다.

지방 기반 벤처기업들은 서울 등 수도권에 창투사의 90% 이상이 집중돼 자금조달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에 경남벤처투자가 설립됨에 따라 향후 경남지역 창업경제 생태계 조성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지사는 “대구와 경북이 달빛펀드를 만들었듯이 경남과 전남, 부·울·경이 함께 하는 펀드를 조성해 창업기업들에게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우수인재 양성 분야에 적극적으로 매진해 경남의 창업 생태계가 활발하게 움직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철수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은 “지역 기반 창투사는 지역 중소·벤처 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기업 경쟁력을 높여 선순환 창업생태계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지역경제계의 오랜 숙원이었다”며 “이제 첫 걸음을 시작하게 될 경남벤처투자가 소기의 성과를 낼수 있도록 지역상공계에서도 지속적인 참여와 지원을 해 나가겠다”고 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