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외모 때문에 사람 두려워하던 삶, 주님과 동행한 후부터 ‘당당하게’

입력 2019-09-09 00:06

어릴 때 몸이 너무 약해 늘 두통과 구토, 설사에 시달렸고 아토피까지 심해 뼈밖에 없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좋은 약과 음식도 별 효과가 없어 아버지는 검도 도장에 보냈고 그사이에 몸이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운동을 하지 않았던 4학년 때부터 매년 10㎏씩 살이 찌더니 나이가 들어 결국 100㎏을 넘어섰다.

친구들의 놀림이 시작됐고 목욕탕 가는 것도 사진을 찍는 것도 싫었다. 심각함을 느껴서 운동했지만 약한 의지 때문에 늘 작심삼일이었다. 빨래집게로 배를 짚는 등 온갖 노력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 살 빠지기를 기대하며 서울에서 부산까지 보름 동안 걷는 국토대장정에 참가했다. 밤톨만 한 물집이 생겼지만 매시간 각 단체에서 주는 간식 때문에 오히려 살이 더 찌고 햇볕에 그을려 흑돼지가 됐다. 하루에 10시간씩 운동해서 살을 뺀 적도 있지만 어느새 나는 용기가 없어 다른 사람들 앞에 설 수조차 없는 사람이 됐다.

군에서 전역하고 공부하기 위해 누나가 있는 서울로 갔다. 그리고 누나를 따라 한마음교회에 갔다. 토요찬양예배에서 성도들의 확신과 기쁨에 찬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고 매주 춘천으로 내려갔다. 조금씩 말씀이 들리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예수님을 위해 살겠다는 고백까지 했다. 그런데 목사님의 말씀 세 가지가 내게 걸렸다. 복음 전하는 것이 내 생명보다 귀하다는 말씀, 복음을 위해서 내 것을 버리면 백 배의 축복을 주신다는 말씀, 뜨겁지도 차지도 아니하면 토해내겠다는 말씀이었다. 복음을 전할 수 없던 나는 왜 핍박을 받으면서까지 복음을 전해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너무 답답했다.

그때 어느 형의 권유로 요한복음을 읽었지만 모두 다 아는 얘기였다. 이어서 사도행전을 읽다가 ‘우리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아니할 수 없다’는 말씀에 나는 멈춰섰다. 부활이라는 말도 안 되는 사건에 생명을 걸었던 제자들에게 큰 충격을 받고 제자들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당신들이 보고 들은 것이 무엇입니까? 내가 아는 예수님과 당신들이 아는 예수님의 차이는 뭡니까?’ 그때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 앞에 나타났을 때 ‘나의 주시며 나의 하나님이시다’고 한 도마의 고백이 들렸다. 순간 ‘아! 부활이 사실이었구나! 예수님이 부활하셨고 이분이 하나님이시구나!’ 제자들이 생명을 걸었던 이유가 너무 선명해졌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내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우정아, 내 생명보다 너를 더 사랑한다.’ 나는 예수님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내 몸만 생각하며 하나님의 마음과 말씀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었던 내 모습이 보였다.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자 나는 바로 예수님을 무시했던 그 죄를 회개하고 원래의 주인이신 예수님께 주인의 자리를 돌려드렸다.

그날로 술과 담배를 끊고 학교에서 친구들과 교수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때로는 사람들이 비웃었지만 내겐 조금의 두려움도 없었다. 돈이 없어 힘들다는 친구, 부모님이 이혼한 친구, 좋은 학교가 아니어서 비참하다는 친구, 33세 생일날 멋지게 자살하고 싶다는 친구까지 어둠 속에서 자신만 바라보고 있는 친구들에게 반복적으로 부활의 복음을 전했다. 어느 날 춘천으로 가는 ITX 열차 안에서 100명이 넘는 사람들 앞에서 큰 소리로 복음을 전하다가 승무원에게 끌려가서 혼이 난 적도 있다.

뚱뚱한 데서 오는 스트레스도 말끔히 사라졌고 목욕탕에는 절대 따라가지 않던 내가 먼저 아버지께 목욕탕에 가자고 말씀드린다. 외모 때문에 부끄러워하고 사람을 두려워했었는데 지금은 부활하신 예수님과 동행하며 세상에서 가장 자유롭고 당당한 자로 살고 있다. 오늘도 나는 예수님만 바라보며 그분이 내게 맡기신 사명을 위해 기쁘게 달려간다.

정우정 청년